영국 총리관저의 고양이 래리(사진)가 관저 밖에서 여우를 뒤쫓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래리는 최근 런던 다우닝가에서 수척한 모습으로 총리관저 앞을 배회하던 여우의 뒤를 조용히 밟다가 덤불 속으로 피한 여우를 갑자기 맹렬히 추격했다. 래리는 여우가 도망가자 멈춰선 채 꼬리를 치켜들고 전방을 주시했다. 여우가 돌아오자 둘은 한동안 기 싸움을 벌였고 결국 여우가 다시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상황은 마무리됐다.


스카이뉴스는 “총리관저 일각에서는 지난 여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잭 러셀종 반려견 딜린이 관저를 떠난 이후 래리가 더 대담해졌다고 보고 있다”며 “오늘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만 보면 고양이 래리는 다우닝가에서 최고의 개”라고 보도했다.
래리는 2011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시절부터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살고 있다. 공식 직함은 ‘총리관저 수렵보좌관’(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 영국 총리실은 홈페이지를 통해 “래리는 관저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보안 태세를 점검하며 골동품 가구가 낮잠을 자기에 얼마나 편안한지 시험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며 “그의 일상적인 책무에는 관저의 쥐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수렵보좌관은 1924년부터 이어져온 유서 깊은 보직이다. 현재까지 12마리 고양이가 이 자리를 거쳐갔다.
래리는 총리관저에 입주하기 전 살던 보호소에서 쥐잡이로 명성을 떨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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