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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일정 간격으로 눈에 띄는 표지판이 있다. ‘졸음쉼터’.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쉼터다. 졸음쉼터를 적시에 이용할 수 있게 도로공사는 작년 5월 ‘휴식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화물차 운전사가 고속도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설치된 QR코드로 휴식을 인증하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그에 따라 5000원 상당 상품권이나 커피 교환권을 주는 제도다. 운전사의 휴식 부족으로 생기는 사고 등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의 몸은 지칠 때마다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요, 제발 휴식시간을 가져요.’ 그러나 우리는 무시하고 계속 달린다. 가야 할 길이 멀기에, 목표 달성이 바로 눈앞에 있어서, 등등 멈출 수 없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본질은 욕심이다. ‘조금만 더, 이것만 다하면 행복하게 쉴 수 있어.’ 스스로에게 달콤한 휴식을 약속하며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러는 사이 몸은 병들어 간다.

오늘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김 선생의 표정은 밝고 화사하다. 정형외과 의사인 양 박사는 무릎 골괴사에 방아쇠 수지 오십견 등 참으로 다양한 병명을 갖고 치료받으러 오는 김 선생이 고통으로 찌든 얼굴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다행인데 거기다 행복해 보이기까지 한 게 늘 궁금했다. 비결을 묻자 김 선생은 ‘햇빛과 벤치’라고 답했다. 하루 삼십 분 이상 햇빛에 온몸을 맡기고 벤치에 앉아 쉰다는 것이다. 아 행복하다, 아 감사하다, 열심히 중얼거리면서. 신기하게도 그러면 마음이 따라 움직여준다는 것이다. 정말 행복해지고 감사하다는 것이다. 김 선생의 비결은 얼핏 단순해 보였지만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싶은 열망에 늘 달리는 중인 양 박사로서는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욕심을 버려야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고3 수험생 책상 앞에 흔히 붙어 있는 종이의 글은 ‘지금 이 시간에도 네 친구는 공부하고 있다’이다. 경쟁심리를 자극해 책상 앞에 앉혀 놓을 수는 있겠지만 효과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휴식은 몸과 마음에 생기를 돌게 하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휴식 없이는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쉽게 지쳐 결국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목표를 향해 늘 달리는 중이다. 오직 목표만 바라본다. 과정은 생략되고 도달점으로만 평가한다. 그러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많은 요소는 과정에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이 얼마나 우리 삶을 빛내고 있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목표를 달성한 먼 훗날이 아니다. 지금 행복하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아야 한다. 여유는 휴식에서 나온다. 열심히 일한 나에게 최고의 선물은 휴식이다. “우리는 휴식이란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휴식은 곧 회복인 것이다. 짧은 시간의 휴식일지라도 회복시키는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이니 단 5분 동안이라도 휴식으로 피로를 풀어야 한다.”(미국 작가 데일 카네기)


조연경 드라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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