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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기원은 아테네와 페르시아 간의 전투가 벌어진 기원전 4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테네 동북쪽 ‘마라톤’ 들판에서 아테네가 페르시아군을 격파하자, 한 병사가 아테네까지 약 40㎞를 한달음에 달려 승전소식을 전한 뒤 숨을 거뒀다고 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다 보니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완주만으로도 박수를 받고, 우승자에게 명예·영광의 상징인 월계관(月桂冠)을 씌워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우승 기록은 2시간58분50초였지만 당시 코스는 36.75km에 불과했다. 42.195km의 정규코스가 확립된 1908년 런던올림픽 우승 기록은 2시간55분18초4였다. 1936년 베를린에서 손기정이 2시간29분19초2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20분대에 진입하며 스피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서브2’(2시간 이내 완주)라 불리는 ‘마의 2시간’ 벽이 허물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엘리우드 킵초게(케냐·38)가 그제 2022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01분09초로 골인했다. 4년 전 자신의 기록을 30초나 앞당겼다.

킵초게는 3년 전 영국의 화학업체가 주최한 ‘INEOS 1:59 챌린지’라는 이벤트 경기에서 비공인 2시간 벽을 깨트린 적이 있다. 기온, 습도 등을 고려하고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바람막이 역할로 함께 달렸다. 자전거를 탄 보조 요원들이 킵초게가 필요할 때 음료를 전달했다. 평지로 이뤄진 9.6km 코스를 반복해서 달렸다. 오로지 ‘2시간 돌파’라는 목표 아래 거리만 빼고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제시한 규정은 무시했다. 그렇더라도 2시간 내내 100m를 17초로 주파한 것이다.

킵초게는 베를린 대회 후 “내 다리와 몸은 아직 젊다. 정신도 여전히 젊다”고 했다. 땅위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최고 시속 110㎞로 달리는 치타지만 쉽게 지친다. 인간의 정신력은 마라톤을 ‘시험’이 아닌 ‘도전’으로 바꿔놓았다. 운동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1991년 논문에서 인간의 한계를 1시간57분58초로 추정했다. 2023~2036년에 2시간 벽이 깨질 것이라고도 했다. 정신력에 체계적 훈련, 첨단 과학이 접목된 지금 전인미답의 고지인 ‘70초’ 단축은 시간문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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