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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1야당'의 위기…여성폭력·내로남불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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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2 15:30:00 수정 : 2022-09-22 1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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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공동대표, 연인 심리학대 의혹…직무정지
LFI 의원, 부인 폭력 폭로…당 조정역서 물러나

지난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도약한 프랑스 좌파·녹색 연합 ‘뉘프’(NUPES·신생태사회민중연합)가 위기에 빠졌다. 뉘프에 속한 주요 정치인들이 여성 폭력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각 정당이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내로남불’ 논란도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녹색당 쥘리앵 바유 공동대표는 옛 연인을 심리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아 일시적 직무정지에 처해졌다. 바유를 둘러싼 의혹은 지난 7월 일찌감치 불거졌지만, 녹색당은 소속 여성 의원이 지난 19일 TV 방송에 나와 “여성의 정신건강을 파괴할 수 있는 행동 때문에 바유의 옛 연인이 우울증에 빠진 상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뒤늦게 조처에 나섰다. 녹색당 하원의원 모임 부대표는 “우리는 페미니스트 정당으로서 가식적이지도, 사안을 은닉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보일 유일한 방법이 직무정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녹색당 측은 환경운동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조사가 두 달째 결론을 못 내리는 이유에 대해 “증언을 수집하고 필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차분함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녹색당 쥘리앵 바유 공동대표

18일에는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당의 아드리앵 카테낭 의원이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시사주간지의 폭로가 나온 뒤 폭행 사실을 시인하며 당 조정역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가 “경찰의 악의, 언론의 관음증, 소셜네트워크”를 비난한 뒤 자신의 후계자로 통하는 카테낭의 “존엄과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그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갖고 있다고 밝혀 비난 여론에 불을 질렀다. 멜랑숑 대표는 뒤늦게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약 550명의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은 21일 리베라시옹에 카테낭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싣고 “어떤 정치 단체가 페미니즘을 지지할 때, 우리는 해당 정치 단체가 가해자 보호를 중단할 것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 범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판단하거나 가해자의 사생활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가해자의 친구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들 정당의 의원 감싸기 행태를 비판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당의 아드리앵 카테낭 의원

프랑스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세에 나섰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가정폭력을 경시하는 사람이 있다니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했고, 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임시대표는 좌파가 “(이래놓고) 스스로를 올바름의 모델이라고 내세운다”고 비꼬았다.

 

뉘프에 속한 사회당의 로랑스 로시뇰 상원 부의장도 “(의혹을 받는 이들은) 여성 폭력에 맞서 싸우겠다고 약속한 정치 그룹의 대표자들”이라며 “각 정당이 이 사안을 급선무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AFP는 다미앵 아바드 전 장애인부 장관이 성폭행 의혹으로 경질된 후에도 의혹을 부인한 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프랑스 정치에서 성희롱, 심지어 성폭행이 만연하다는 주장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LFI가 이끄는 뉘프는 지난 6월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 577석 중 135석을 차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 연합 ‘앙상블’(245석)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며 원내 제2당으로 약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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