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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골퍼와 ‘오구 플레이’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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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1 23:26:42 수정 : 2022-09-21 23: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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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지키는것 중요… ‘중징계’ 윤이나 더 성숙한 모습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호텔·음식 등 많은 업종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업종이 와인과 골프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달러(약 7775억원)로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2억5925만달러(약 3600억원)와 비교하면 2년 동안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로 ‘혼술’과 ‘홈술’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골프인구도 2019년 470만명에서 2021년 564만명으로 94만명이나 폭발적으로 늘었다. 안전하게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라는 점이 주말골퍼들을 필드로 끌어들였다. 특히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65%가 20∼40대일 정도로 젊은층의 골프시장 유입이 두드러졌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골린이(골프+어린이)’를 자처하며 게시한 라운딩 사진과 영상이 넘쳐난다. 20∼30대를 타깃으로 문을 연 한 패션 플랫폼의 골프 전문관의 경우 올해 1∼8월 골프상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배가 넘었을 정도로 골프용품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TV에서도 채널을 돌릴 때마다 유명 연예인들이 라운딩하는 예능프로그램이 화면을 장식한다. 이쯤 되면 골프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현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골프의 가장 큰 덕목은 ‘매너’. 동반자들이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는 상황에서 볼을 칠 때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말골퍼들이 룰 위반 유혹에 빠질 때가 있는데 바로 ‘오구(誤球) 플레이’다. 러프에서 발견한 로스트볼 등 다른 공을 마치 자신의 볼인 것처럼 플레이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양반이다. 은근슬쩍 주머니에 있던 공을 떨어뜨린 뒤 자신의 볼을 찾았다고 우기기도 한다. 그래도 성적보다 친목이 중요하니 동반자들은 대충 눈감고 넘어간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치열한 프로 대회는 한 타 차이로 우승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시즌 상금 순위에 따라 컷을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해 투어 카드를 잃고 ‘실직자’가 되고 만다. 볼을 찾지 못하면 1벌타를 부과받기에 프로선수에게 오구 플레이의 유혹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오구 플레이로 물의를 빚은 윤이나(19)가 결국 20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상벌분과위원회에서 3년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윤이나는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로스트볼로 경기를 진행했고 의혹이 일자 한 달이 넘은 뒤에야 자진 신고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윤이나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대형 신인’이다. 드라이브샷 비거리 300야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장타력을 선보이며 KLPGA 투어 신인왕 레이스 2위를 달렸고 지난 7월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데뷔 첫 승까지 일궈 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윤이나를 잃는 것은 KLPGA 투어로서는 큰 손해다. 그럼에도 중징계를 내린 것은 골프의 근간인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룰 위반이란 점에서 KLPGA 징계는 당연한 결과다.

상벌위가 열린 KLPGA 건물 앞에는 몇몇 팬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선처를 호소했다. ‘갓 열아홉 살로 반성하고 있는 어린 프로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세요’라는 내용이다.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10대 선수에게 3년 출장 정지는 사실 큰 타격이다. 하지만 이번 징계로 윤이나의 골프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팬들의 말대로 윤이나는 이제 열아홉 살로 3년 뒤에도 겨우 스물둘이다. 징계를 달게 받고 더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최현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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