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가 국내에서도 내년 상반기부터 가능해진다.
연세의료원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내 건립한 중입자 치료센터를 공개하고 향후 치료 계획을 밝혔다.

암 치료는 크게 수술과 항암치료제, 방사선을 병행하는데, 중입자는 기존 방사선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다. 중입자는 탄소 원자를 빛의 70% 수준의 속도로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쬐어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기존 X-선이 목표지점에서 에너지를 낼 때까지 주변 정상 조직에까지 손상을 줘서 부작용이 많았던 것과 달리 중입자는 목표로 잡은 암 조직에서만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는 ‘정밀 타격’이 가능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장점이다. 치료 효과도 X-선 및 양성자 치료보다 2∼3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도 크기 때문이다.
양성자 치료는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이다. 일본의 경우 중입자 치료의 4건 중 1건이 전립선암이다.
김용배 연세암병원 부원장은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해서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며 “방사선 치료 대비 치료 성적도 우수하고, 회복 기간도 전립선암의 경우 3주 정도로 짧고, 대부분 암종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해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환자 한명 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명의 환자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 희귀암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일본, 독일 등 10여곳에 불과하다. 해외 원정치료를 떠날 경우 1억∼2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 환자들이 원정치료를 위해 주로 찾는 일본은 세계 최초로 1994년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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