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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희(김건희)’는 비이성적”… 부정 여론 잠재울 수 있을까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9-21 06:00:00 수정 : 2022-09-21 1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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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에 ‘억카’ 지적
윤 대통령·이재명 민주당 대표 가족 논란 지속
일부 논란 자초…수사 ‘혐의없음’에도 여론 나빠
여·야 지지자 여론 둘로 갈라져…해법 고심해야

“‘기승전희’(김건희)에 빠져있는 민주당의 행태는 비이성적이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특검법을 발의하자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계속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정치적 궁지에 몰리자,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근거 없는 ‘억카’(말도 안 되는 억지성 카더라)를 계속 남발하다가는 민주당의 좀스럽고 저급한 모습만 각인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그의 주장처럼 민주당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한 논란은 ‘카더라’로 무시할 수 있는 문제일까. 각종 지표로 대변되는 여론은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야당의 정치적인 공세로만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국민 10명 중 6명이 김 여사의 특검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도 여론은 부정적이지만, 김 여사에 대한 여론 역시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 가족과 최대 야당 대표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김건희 여사 논란 왜… 각종 구설수 이어져

 

대통령 영부인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 이르기까지 영부인에 대한 관심은 늘 있어왔지만, 이번 정부들어서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이슈를 넘어설 정도로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관심은 스스로 만든 부분이 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전후를 기점으로 언론에 회자됐다. 그 중 소박한 옷차림과 반려견을 통한 다정한 이미지 등의 소구는 적극적인 홍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략 역시 일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 여사는 당시 60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런 김 여사는 해외순방 당시 고가의 장신구를 착용, 재산신고 과정에서 이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자신이 만들어온 이미지가 오히려 논란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또 공식 석상에서 말수가 적은 모습이지만, 지난 대선 당시 공개된 서울의소리 기자와 전화통화를 보면 전혀 다른 이미지가 엿보인다. 통화에는 “나랑 우리 아저씨는 지금도 안희정 편이야”, “우리 캠프가 엉망이다” 등 발언이 담겼다. 특히 김 여사는 당시 이 기자의 영입을 제안하면서 “얼마를 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원하는 만큼 주겠다. 잘하면 1억도 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언급이라고 해명했지만, 많은 국민은 이런 김 여사의 발언을 보며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김 여사는 대통령 선거 당시 자숙하겠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윤 대통령 당선 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오히려 조명을 받고 있다. 현 정부는 영부인에 대한 역할을 축소하며 수행 부속실을 따로 두지 않았지만, 팬클럽을 통해 일정과 사진이 공개됐다. 또 자신이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 인물의 일정 동행, 코바나 후원업체의 대통령 관저 공사 수의계약 등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최근엔 영빈관 신축추진마저 김 여사가 관여한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야당이 제기한 상태다. 정부가 충분한 설명 없이, 총리도 모를 정도로 불투명하게 일을 처리하면서 논란을 초래한 꼴이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5월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앉아 있는 모습. 페이스북 페이지 ‘건희사랑’ 갈무리

◆수사기관은 무혐의… 국민은 반감

 

김 여사에 대해 줄줄이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는 사정 당국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앞서 언급한 한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으로 인해 고발된 김 여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이 기자가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강연한 뒤 받은 105만원이 정치자금이라는 게 사건의 핵심이었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콘텐츠 회삿돈으로 지출됐다면 업무상 횡령이 적용될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여사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면죄부를 부여했다.

 

김 여사는 허위경력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사기 혐의의 경우 한림성심대, 서일대에서 급여를 받은 것은 공소시효 10년이 지났고, 국민대와 안양대의 경우 허위라고 의혹이 제기된 경력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남은 것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지난해 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김 여사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재 검찰이 여론 등을 살피며 수사결과의 발표 시점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본사. 뉴시스

여론조사 등 각종 지표는 이런 수사결과에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응답자의 62.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과반수 이상의 국민이 김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김 여사의 허위경력과 거짓 해명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불공정했다’는 응답률도 64.7%였다. 자세한 사항은 코리아리서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과도한 관심이라는 항변에도 워낙 다방면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진터고, 관련 수사 역시 많았던지라 그만큼 대통령실이나 여당으로서도 논란을 일거에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여당은 김 여사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부인 김혜경씨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물타기라고 주장하며, 국회는 협치가 실종되고 연일 정쟁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이미 여야의 지지가 반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현재 민심 역시 둘로 갈라져 서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현 정부 내내 계속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치싸움을 조기에 수습하고 민생을 챙기기 위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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