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나 읽은 기록적인 태풍”
각 지자체, 955만명에 피난권고
곳곳서 침수·산사태·하천 범람
인명피해 속출… 교통·통신 두절
대만, 이틀연속 6.0 이상 강진
기차역 붕괴·열차 탈선 등 피해
역대급의 위력으로 발달한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19일 일본을 강타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기록적 호우와 강한 바람 등으로 사망, 부상 등 인명피해는 물론 교통·통신 두절, 건물과 도로의 파손 등 재산피해도 잇달았다. 피난 권고 대상 주민은 955만명에 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난마돌의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0m, 순간최대풍속 초속 45m로 “책에서밖에 읽은 적이 없는 기록적인 태풍”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태풍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이날 저녁 출국하려던 일정을 20일 오전으로 변경했다.
NHK방송은 이날 낮 12시 현재 일본 전국의 인명피해는 사망자 1명, 부상자 최소 69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8시쯤 미야자키(宮崎)현 미야코노조(都城)시에서 60대 남성 1명이 농지에 빠진 차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같은 현 미마타마치(三股町)에서는 산사태로 남성 1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10시경 산의 경사면이 무너지면서 도로 100m 정도가 흙에 파묻혔고, 인근 건물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소방대원 등이 수색을 벌였다.

이런 피해는 미야자기현에 엄청난 비가 내리면서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의 영향으로 일본 규슈(九州) 지역의 8개 관측점에서 하루 강수량이 500mm를 넘었고,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미야자키현 에비노시 관측점이었다.
이곳은 이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동안 725.5㎜의 비가 내렸다. 30년 평균치 9월 강수량이 482.6㎜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반 동안 내릴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진 셈이 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침수, 산사태, 하천 범람 등이 발생하고, 위험도도 높아짐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최고 수위인 레벨5의 ‘긴급안전확보’ 경보 등을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다.

한편 대만에서 지난 17일 이후 이틀 연속 발생한 리히터 규모 6.0 이상의 강진으로 1명이 숨지고 14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동부 화롄(花蓮)현과 타이둥 지역에서 집중됐다. 화롄 둥리(東里) 기차역 플랫폼의 천장이 무너지고 20여명이 탑승한 420번 열차가 탈선했으며 화롄 지역의 다리 2곳과 초등학교 건물 일부가 무너지고 수백 가구가 단수·단전 피해를 봤다. 또 낙석으로 도로가 끊겨 여행객 700여명이 고립됐다. 밤새도록 여진이 계속돼 화롄과 타이둥 주민들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야외에서 밤을 지새웠다.
대만전력공사(TPC)는 제2 원전과 제3 원전이 정상 운영 중이며 신주과학단지 관리국은 현재 전력공급과 인터넷 등 기반 시설은 모두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업체인 TSMC 등도 운영에 중대한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