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아이들 교육‧정서발달에 득보다 실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이제는 벗어야 한다는 주장이 보건‧의료계에서 나오는 가운데 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자문위원회 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가 “마스크 착용 해제를 위한 단계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특히 “아이들의 교육과 정서발달에 득보다는 실이 컸다”며 어린이에게 마스크 해제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정상인 사회였기 때문에 언제 벗을 수 있을지, 해제 조건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망자 수 기준으로 보더라도 하루에 많이 사망할 때 50~60명인 상황이다. 유행 정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많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중환자와 사망자의 정점도, 이번 재유행도 거의 지나갔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코로나 터널 끝이 보인다’고 발언한데 대해 “이번 터널이 매우 길고 정체가 길었다. 그 터널은 지나갔고 다음에 짧은 터널들이 몇 개 남아있기는 하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고비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이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은데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 강경하게 말하는 분들은 앞으로의 위기를 좀 크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절기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있고 그다음 재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대유행과 BA.5 재유행 모두 의료체계의 붕괴라든지 중환자실의 부족 같은 상황 없이 잘 넘어갔다. 새로운 유행이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예전만큼의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뭐든 방역정책은 정책의 비용과 효과가 있다. 예전에는 마스크 착용 효과가 매우 크다고 봤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면역을 획득해 효과의 크기가 줄어들었지 않나. 거기에 더해 비용은 불편함”이라며 특히 아이들의 교육과 발달에 있어서의 부작용을 마스크 착용의 비용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자신의 7살 아이를 예로 들어 “우리 아이가 유치원을 3년을 다녔는데 모든 기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아이들이 기억하는 모든 시기는 마스크 착용이 기본인 세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영유아의 경우 아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봐오면서 언어발달, 공감 능력, 감정 파악 능력 등이 저하되고 있다고 교육현장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0대의 경우,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은 민얼굴을 부끄럽다고 생각해 급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방역 정책의 효과는 측정이 가능하나 아이들의 영향에 대해서는 돈으로 환산하거나 아니면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아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스크 의무화 해제 단계의 순서를 정하면 그 첫 타자는 영유아여야 한다”며 “마스크 해제의 문제에 있어서는 어떤 장소에서는 꼭 착용을 해야 된다고 정해놓고 나머지 장소와 상황에서는 안 쓰는 '네거티브 규제'의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이라든지 대중교통 그리고 실내에서 매우 밀집하게 근무하는 직장 같은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이어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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