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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골프여행 갈까요”… 재력가에 마약 먹인 뒤 사기도박으로 수억원 뜯어

입력 : 2022-09-13 15:30:27 수정 : 2022-09-13 1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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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 있을 가능성… 수사 확대”

“골프장 주변 활동하는 사기 도박단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 활동”
피의자들이 마약 넣은 음료를 담았던 종이컵. 대전경찰청 제공. 

 

충청지역 일대 재력가를 속여 마약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한 후 억대 사기 도박판을 벌인 일당 10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1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사기도박 범행을 주도한 총책 A(47·여)씨와 도박에 직접 가담한 B(51)씨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사기 및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재력가들에게 ‘여성과 함께 골프 여행을 하자’고 속인 뒤 충북 진천, 보은 지역 숙소에서 커피나 맥주에 필로폰 등 마약류 약물을 넣어 먹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필로폰의 경우 1회 투여량인 0.03g보다 적은 양을 넣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의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이용해 사전에 계획한 대로 도박을 하자고 바람을 잡은 뒤 승부조작으로 도박을 진행해 피해자들의 돈을 따낸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범행으로 현재까지 확인 된 피해자만 7명, 피해금액만 총 1억 6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도박사기 전반을 기획하는 총책, 도박을 직접 뛰는 선수, 재력가를 섭외하는 모집책, 마약을 타서 건네주는 마담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모집책인 C(51)씨는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나 골프 동호회를 통해 피해자들을 물색했다.

 

피의자들이 사기도박에 이용한 현금, 휴대폰 등 현장 압수품. 대전경찰청 제공

 

현금을 가져오지 못한 피해자에겐 도박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1억원 이상의 수표와 현금을 준비하고 역할에 따라 좌석을 배치하며 도박 중간에 약속된 수신호에 따라 도박을 진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에 대해 잘 아는 피해자에겐 ‘세븐 포커’ 잘 모르는 피해자들에겐 비교적 쉬운 ‘끼워넣기’ 도박을 권유해 5000만원을 잃은 피해자도 있었다. 끼워넣기는 카드 2장을 받은 후 새로운 카드의 숫자가 그사이에 들어가면 이기는 게임이다.

 

피해자들은 모두 남성으로 마약을 먹은 사실과 피해 사실 등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 중 1명의 지인으로부터 제보받아 수사를 시작했으며 일당에게 마약을 판매한 인물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이 미리 제작된 탄카드를 몰래 사용해 피해자에게는 풀하우스 같은 비교적 좋은 패를 주고, 선수에게는 피해자보다 한 단계 위의 포카드를 줘 베팅을 크게 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중견기업 대표나 건물 임대인 등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이어서 신고가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

 

이 관계자는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골프장 주변에서 활동하는 사기 도박단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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