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5호선→9호선, 4호선→2호선→9호선
전장연 “예산 보장될 때까지 지하철서 투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추석 연휴 직후인 13일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기 위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면서 서울 지하철 2·4·5·9호선 등 4개 노선이 지연되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삼각지역 승강장(진접·당고개 방면)에서 ‘제36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7시55분쯤 탑승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전장연 관계자 70여명은 두 팀으로 나뉘어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한 팀은 서울역을 지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한 뒤 5호선으로 환승해 여의도역에서 9호선을 탑승한다. 다른 팀은 사당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갈아타 당산역에서 9호선을 탄다.
전장연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국회로 제출한 2023년 예산안이 장애인 권리를 유보하고, 심지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삭감한 예산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추석 연휴 직전에 발표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따뜻한 예산, 4대 핵심과제’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과 관련된 부분은 사실과 다르며 삭감한 예산은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의 예산 설명은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미반영, 삭감, 동결, 왜곡, 포장된 설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이준석, 김재섭, 나경원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장연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요구도 투쟁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다른 거짓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의 책임은 국회로 넘겨졌다”며 “이제 국회가 답을 할 차례다. 정치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권리가 예산으로 보장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하철에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그 책임은 윤석열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했다.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추석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시는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을 전한다”며 “전장연에 대한 비난과 차별을 감당하면서 시위를 진행하는 진심을 조금이나마 함께 해주신다면,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와 정치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달 5일 출근길 시위를 열려고 계획했으나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시위를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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