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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산도 찾은 ‘뿔제비갈매기’는 어디로 날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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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3 12:05:00 수정 : 2022-09-12 22: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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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뿔제기갈매기 이동경로 확인
1년 만의 육산도 회귀 공식 확인
중국 칭다오·대만 등으로 날아가기도

전남 영광군 육산도를 떠났던 철새 ‘뿔제비갈매기’가 1년 만에 육산도로 돌아온 게 최근 확인됐다. 이 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달 정도 지나 500㎞ 이상 떨어진 중국 칭다오시에서 다시 발견됐다. 

 

환경부·국립생태원은 육산도를 거쳐간 뿔제비갈매기 일부가 다시 육산도로 돌아오는 게 이번에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5월16일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서 부화한 지 4일째인 뿔제비갈매기 새끼(노란색 화살표) 모습이다. 국립생태원 제공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개체수가 약 100마리뿐인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종이다. 육산도는 2016년 4월 괭이갈매기 무리 사이에서 알을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가 최초로 발견돼 중국의 번식지(우즈산섬·지우산섬·마주섬·펑후섬)에 이어 전 세계 다섯번째 번식지로 기록된 곳이다. 칠산도로 불리는 7개 무인도 중 한 섬으로 뿔제비갈매기뿐 아니라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중요한 번식지이기도 하다.

 

올해 육산도에서는 뿔제비갈매기가 2016년 이후 여섯번째 번식에 성공했다. 지난 3∼6월 육산도에 뿔제비갈매기 총 7마리가 찾았는데, 이 중 한 쌍이 알을 낳아 새끼 1마리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육산도를 떠났던 뿔제비갈매기가 다시 육산도로 돌아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해 6월1일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 성조 1마리 다리에 금속가락지를, 새끼 1마리 다리에는 노란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한 바 있다. 금속가락지는 고유번호 확인 등을 위해 포획할 필요가 있지만, 유색가락지는 육안이나 망원경으로 개체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 6월13일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서 부화한 지 32일째인 뿔제비갈매기 새끼가 비행연습을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연구진은 올해 6월3일 육산도에서 성조 2마리와 올해 태어난 새끼 1마리를 포획해 가락지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성조 한 마리가 지난해 금속가락지를 부착한 개체와 동일한 걸 확인했다. 이 성조는 이번에 흰색 유색가락지(코드번호 PA 표시·비번식개체)가 추가로 끼워졌다.

 

이 새는 6월 말 육산도를 떠난 뒤 8월2일 전북 고창 해안에서 우리나라의 한 조류 탐색 활동가에 의해 목격됐다. 나흘 뒤인 8월6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서쪽으로 536㎞ 떨어진 중국 칭다오시 자오저우만 해안에서 현지 조류 탐색 활동가에 의해 촬영됐다. 

 

올해 육산도에서 이 새와 함께 가락지가 부착된 뿔제비갈매기 ‘모자’도 칭다오시까지 날아갔다.

 

어미새의 경우 흰색 유색가락지(코드번호 PB 표시·어미개체), 새끼 한 마리는 하늘색 유색가락지(코드번호 070 표시)가 부착됐는데, 이들이 올 6월 말 육산도를 떠난 뒤 7월 말 전북 고창군 해안의 괭이갈매기 무리와 섞여 지내다 8월 말까지 칭다오시 해안에서 지낸 게 확인된 것이다. 칭다오시 체류 사실은 중국칭다오조류관찰협회에서 지난 8월 말 국립생태원 연구진에 촬영 사실 등 관련 정보를 전자우편으로 제공해와 확인된 것이다. 

지난 6월21일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서 부화한 지 40일째인 뿔제비갈매기 새끼의 다리에 이동 관찰을 위한 하늘색 유색가락지(흰색 화살표)가 부착된 모습이다. 국립생태원 제공

지난해 6월 연구진이 노란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했던 새끼 한 마리는 중국뿐 아니라 대만으로도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새는 지난해 9월 말 육산도에서 서쪽으로 610㎞ 떨어진 중국 산둥성 르자오 해안에서 현지 조류 탐색 활동가에 의해 발견됐다. 올해 6월21일에는 산둥성 해안에서 남쪽으로 1262㎞ 떨어진 대만 이란시 난양 하구에, 두 달 뒤인 8월에는 다시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자오저우만에 나타났다.

 

뿔제비갈매기의 이동경로 확인은 국내외 조류 탐색 활동가의 관찰기록이 공유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도 국내외 조류 관찰 협력망을 긴밀하게 구축해 뿔제비갈매기 이동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이 연구결과 토대로 이들의 서식지 보전에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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