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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처 위해 가장 필요한 것...환경 거버넌스 ②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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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3 09:10:15 수정 : 2023-08-17 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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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민 보호 및 인도적 지원 운영을 위한 유럽위원회사무국(ECHO)의 난민 지도

 

이상기후가 지구촌 곳곳을 할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14일부터 시작된 파키스탄의 홍수는 1000년에 한번 일어나기도 힘든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다. 여름 계절성 폭우인 ‘몬순’으로 거대한 ‘물 폭탄’이 쏟아졌고 북부 빙산에서 녹은 물이 흘러들면서 이달 초까지 최소 1353명(파키스탄 정부 집계)이 숨졌다. 국토 전체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3300만여명이 홍수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았다.

 

파키스탄 환경부 관계자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1%도 차지하지 않는다”며 “이상기후로 생긴 이 재앙에 대해 선진국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번 홍수 피해에 대해 “스테로이드를 맞은 몬순”이라며, 사실상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생긴 재해임을 강조했다. 

 

이상기후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도 0.5도 차이로 지구촌 1000만명의 인구가 바닷물에 침수되는 운명으로 내몰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수면 상승으로 전 세계 최소 135개국이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 뉴스를 다루는 비영리기관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2019년에 작성한 보고서(New study triples global estimates of population threatened by sea level rise, 2019)는 오는 2050년에 이르면 전 세계 3억명이 침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 세계 인구 이동은 지속해서 해안 도시와 인근 대도시로 밀집하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과 기업들이 해안 근처 도시로 집중하면서 자연재해 시 생길 수 있는 재해에 크게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요코하마의 인구는 4000만명이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구 역시 3000만명에 이른다. 인도의 델리, 대한민국 서울과 인천 또한 2000만명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해안 근처로의 인구 유입은 자연재해 발생 시 더욱 큰 규모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발생시킨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영국의 해안가 부동산 중 약 20만채가 30년 내 물에 잠길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린피스가 2020년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0년 후 한국 국토 역시 약 5% 이상 물에 잠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서울 사무소 ‘기후위기로 2030년 300만명 주거지 물에 잠긴다’ 2020. 8. 12.)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발생은 인명 피해를 비롯한 질병 확산, 삶의 질 저하, 빈곤 심화 등의 악순환을 지속시킨다. 특히 농업과 어업의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일수록 기후변화에 더 취약한데, 이러한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과 같은 기후재해가 지속하면 피해가 덜한 지역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 즉 인프라가 취약한 개도국 등에서 선진국의 대도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충분히 흡수하고 준비할 수 없는 국가와 도시는 슬럼화와 이주자 난민정책으로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기아 지도’와 ‘유럽 시민 보호 및 인도적 지원 운영을 위한 유럽 위원회 사무국(ECHO)의 난민 지도’를 살펴보면 기후위기로 인한 인구 이동과 그 후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지점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후위기로 생길 수 있는 정치·사회·경제적 문제가 얼마나 강력한 문제를 발생시킬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소설 ‘어린왕자’의 작가로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지구를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후손에게서 빌려 온 지구를 지나치게 빠르게 파괴하고 있다. 후손이 살아가고 사용해야 할 지구의 자원이 과연 이번 세기가 지나도 남아있을지도 의문이다. 인류가 그 어떤 문제보다 기후 대응과 온실가스 배출에 심각히 대응하고 반응해야 하는 이유는 이처럼 명백하다. 

 

김현율 前 UN SDGs 협회 연구원 unsdgs.hyunyul@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 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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