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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남편 보며 웃고 조롱’… 이은해, 사이코패스 성향 점수 강호순보다 높게 나와

입력 : 2022-08-27 21:07:27 수정 : 2022-08-27 21: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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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교수 분석 결과 31점으로 연쇄살인범 유영철보다는 낮지만, 강호순보다는 높아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갈무리(왼쪽). 인천지검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에서 기준을 웃도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11차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상담심리 전공자인 이지연 인천대 교수 등 6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 교수는 ‘이씨를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한 적 있느냐’는 검사의 말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대상자(이씨)를 만나지 않고 수사기록, 과거 전과기록, 생활 기록 등을 토대로 20개 문항의 채점표에 의해 검사했다”면서 “이씨의 점수가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31점이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영미권 국가에서는 30점이 기준이고, 한국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뿐 아니라 ‘자기도취’적인 성격 문제도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

 

앞서 이 교수는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씨와 피해자(남편 윤씨, 사망 당시 39세)는 돈을 매개로 한 착취관계였고 이 관계가 고착화하면서 피해자는 이씨가 시키는대로 행동하는 극단적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반사회성 등 2개 부분에서는 만점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왔다”면서 “(배우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근본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씨는 남편 윤씨의 사망 당일 영상 속에서 겁에 질린 남편을 보며 웃고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교수는 “대인관계나 생활양식 등도 피해자와 착취 관계를 형성했고 이씨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서 생존한 게 아니었던 점 등에 의해 점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는 (이씨로부터) 정신적 지배와 조정을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누나한테 호소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씨가) 정서적 학대 상황에 놓인 피해자라고 볼 수 있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상태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면서 “영국에서는 (이런 상태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 살인으로 (유죄를) 선고한 판례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인 측 변호인은 사이코패스 검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이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라고 했지, 사이코패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지연 교수 역시 증인신문에서 “피해자가 심리적 탈진상태였던 것 같다”면서 “이씨에게서 인정받고 싶어했으나 결코 존중받은 적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직접 다이빙을 해본 수상 전문가 2명도 증인으로 나와 피의자 조씨가 피해자 윤씨를 구조할 수 있었는데도 안 한 것인지 등을 놓고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은 전날 이씨와 조씨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전날 재판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왼쪽)와 남편 윤모씨. 인터넷커뮤니티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뒤 구조하지 않아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3개월 후인 같은 해 5월에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2011년 윤씨와 교제를 시작했고 2017년 3월쯤 혼인신고를 했는데, 이후에도 여러 남성과 동거 및 교제하면서 윤씨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착취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잠적했다 4개월 만인 올해 4월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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