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자택에 데려와 학대한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자랑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입건됐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동물보호단체 ‘팀캣’(C.A.A.T)이 고양이 학대 사진을 올린 A씨를 경찰에 고발하며 국민일보가 이를 취재해 알려지게 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털바퀴 잡아다 바리캉으로 털 싹 밀고 방생했음’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후 같은달 22일에 A씨는 ‘냥줍해서 털밀고 씻김’이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자신이 집에 데려왔다는 고양이의 사진도 첨부했다.
사진 속 고양이는 목에 플라스틱 재질의 케이블 타이가 조여진 채 아령에 묶여있었으며 털 역시 모두 제모된 상태였다. 아령 근처에는 고양이가 흘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도 있었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팀캣 측은 A씨의 게시물을 분석해 그의 거주지를 전주시 덕진구의 한 동네로 특정하고 잠복을 시작했다.
팀캣 팀원들은 잠복 과정에서 A씨가 고양이를 잡기 위해 덫으로 만들어놓은 상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팀원들이 상자를 치우자 A씨는 “집 나간 고양이들이 있어서 되찾으려고 놓은건데 왜 치우냐. 그렇게 좋아서 가져갔으면 (고양이들까지) 당신이 다 가져가라”는 메모까지 남겨놓았다.

국민일보에 의하면 팀캣 팀원들은 잠복 1개월 가량이 지난 후 A씨로 의심되는 남성을 발견했다.
당시 잠복에 임했던 팀캣 관계자는 “A씨는 밤낮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며 “동네에 보이는 모든 고양이를 파악해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마다 다음 목표가 될 고양이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고 트위터에 전했다.
고양이 학대자를 A씨로 최종 특정한 팀캣은 증거들을 확보해 지난 16일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경찰과 동행한 팀켓 측에 고양이 학대 게시물을 자신이 올렸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A씨의 모친은 ‘벌레도 못 죽이는 아이’라며 그를 옹호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팀켓은 “경찰과 함께 A씨의 집 안을 모두 확인했지만 다행히 희생당한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며 “경찰이 다녀간 뒤에도 A씨는 커뮤니티에 계속 글을 올리는 등 (고양이 학대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그저 관심받기 위해 장난감처럼 학대한 것”이라며 “앞으로 A씨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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