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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첫 핵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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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7 23:57:58 수정 : 2022-08-07 23:57:57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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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여름 인류에 핵 재앙의 지옥문이 열렸다. 그해 8월6일 미군 폭격기 B-29 ‘에놀라 게이’는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보이’(꼬마)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다. 사흘 뒤 나가사키에도 두 번째 원자폭탄 ‘팻맨’(뚱보)을 투하했다. 두 곳은 순식간에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히로시마에서 7만∼8만명이, 나가사키에서 4만∼7만5000명이 즉사했다. ‘1억 옥쇄작전’까지 감행하며 항전하던 일본은 6일 뒤 “민족의 멸망을 불러올 것”이라며 백기를 들었다. 이후에도 피폭 후유증으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까지 합치면 사상자가 70여만명에 이른다.

 

이로부터 77년이 흐른 지금도 인류는 핵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등 9개국이 올해 초 기준 1만2705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핵무기는 첫 핵폭탄의 1000배가량 위력을 지녔는데 그 파괴력은 지구를 멸망시키고도 남을 만큼 무시무시하다. SIPRI는 “냉전 종식 이후 35년간 이어졌던 핵 군축 시대가 끝나가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핵무기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국제사회에서 이어져온 핵전쟁의 금기마저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가실 줄 모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황이 여의치 않자 수차례 핵전쟁을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북한도 심상치 않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응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공산이 크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고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제 에놀라 게이의 동체 앞머리에 ‘첫 핵폭탄 히로시마 - 1945년 8월6일’이란 문구가 적힌 사진이 공개됐다. 1960년대 말 주한미군 전술핵 운용부대에서 근무했던 마이클 로치는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1960년대 전쟁 재발 때 미군이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한강 다리를 전술핵무기로 파괴할 작전 계획을 세웠다”고 증언했다. ‘핵 없는 세상’ ‘한반도 비핵화’의 길이 멀고 험하지만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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