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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는 ‘Doctor of Korean Medicine’…“영문학자도 인정” vs “의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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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7 11:00:00 수정 : 2022-08-07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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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최근 한의사의 영문 명칭을 ‘Doctor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하면서 한의사단체와 의사단체의 충돌이 가열되고 있다. 한의사단체는 국내 영문학자들의 판단을 따른 것이라고 했고, 의사단체는 한의사에 ‘Doctor’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26일 한의사의 영문 명칭을 ‘Oriental Medical Doctor’에서 ‘Doctor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했다. 이후 한의사의 해외 진출 시 필요한 면허증, 졸업장 등에 표기되는 한의사 영문 명칭이 달라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라며 즉각 반발했다. 지난 4일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Doctor’는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을 지칭하지 않는 이상, 보통은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 ‘Medical Doctor’를 의미한다”며 “Doctor가 포함된 한방사의 영문 명칭을 접한 외국인들에게 ‘Medical Doctor’와 구분하기 어려운 여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중의학을 ‘Chinese Medicine’이 아닌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차별 또는 혐오의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와 표준에 기반하지 않은 전래요법을 분명하게 명시해 사람들의 의료서비스 선택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방사가 Doctor면 모기도 Bird인가”라며 복지부에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자 대한한의사협회는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 영문표기는 ‘국가명+Medicine’이 일반적이어서 서양의학과 혼동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영문학자들도 ‘코리아 매디슨’이 가장 적합하고, 한국 의사 및 의사단체와 영문 명칭 혼동의 여지를 없애고 한의학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명칭이라고 판단했다”며 “연장 선상에서 한의사 영문표기도 ‘Doctor of Korean Medicine’을 추천했다. 중의사도 대만 중의사 영문면허증에 ‘Doctor of Chinese Medicine’으로 표기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소한의 품격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의협의 입장문에 대해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의학 영문표기를 둘러싼 양측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한의학계는 ‘Oriental’이라는 단어가 동양이라는 의미 외에 샤머니즘 등 부정적 의미도 안고 있어 해외 진출에 제약이 될 수 있다며 ‘Korean Medicine’으로 변경을 추진했다. 이에 의협은 한의협의 영문 명칭 변경에 대해 사용금지 가처분 및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4년 뒤 의협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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