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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돼지 심장 다시 뛰었다…삶과 죽음의 정의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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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4 12:30:02 수정 : 2022-08-07 12: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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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일대 연구진, 특수용액 투입…죽은 돼지 핵심 장기 재생
“해당 기술, 환자의 장기수명 연장·조직손상 치료 등에 도움”
외신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기존 정의 모호해져” 평가
죽은 돼지의 장기 되살린 예일대 연구진 실험. 예일뉴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미국의 연구진이 특수용액을 투입해 죽은 지 한 시간이 지난 돼지의 심장과 간 등 장기들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장기이식을 위한 획기적 연구’라는 호평과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예일대 연구진은 죽은 돼지의 중요 장기들을 되살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진을 이끈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지난 2019년 죽은 돼지에서 분리한 뇌의 일부 기능을 되살려 주목받았는데, 이번에는 뇌뿐 아니라 전신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다.

 

당시 연구진은 ‘브레인엑스’(BrainEX)라는 혈액 모방 특수용액을 공급해 일부 뇌세포 기능을 회복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는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특수용액을 개발해 실험에 활용했다. 이 용액은 영양분, 항염증제, 세포사 예방제, 신경차단제, 인공 헤모글로빈과 돼지의 피를 섞어 만들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돼지의 심장이 멈춘 지 한 시간 후 인공 심폐장치와 비슷한 장비를 활용해 죽은 돼지의 혈관에 오르간엑스를 투여하자 죽은 세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심장이 다시 뛰었을 뿐 아니라 간, 신장, 뇌 등 중요 기관의 세포가 다시 기능하기 시작했으며, 돼지의 몸이 사체처럼 뻣뻣해지지도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미국 뉴욕대 연구팀이 지난 6일 뇌사자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기 위해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안드리예비치 예일대 교수는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우리가 되살린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돼지의 뇌 일부 영역에서 세포활동이 회복됐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연구진은 간주했다. 오르간엑스에 포함된 신경차단제가 뇌 신경 활성화를 막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 뇌세포가 살아났음에도 뇌에서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신경 활동의 징후는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촬영을 위해 요오드 조영제를 주사하자 이 돼지가 머리를 움직여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돼지의 머리가 움직인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도 뇌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예일대는 이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되살린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성공적으로 해당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이 기술이 손상된 심장이나 뇌를 복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도 실험할 예정이라고 세스탄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람이 사망한 뒤 장기이식 수술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를 지금보다 오래 보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 목적이지만,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연구센터’의 스티븐 라탐 소장은 “사람에 대한 사용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를 놓고 외신들은 생명과 죽음의 경계로 여겨졌던 기존의 정의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죽음의 기준과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과거 인공호흡기가 개발됐을 당시와 비슷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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