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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에서 클럽으로 공을 터치하는 행동은 약과죠. 아예 드리블하며 다니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아요.” “첫 홀 티샷을 위해 티잉 구역에 서서는 ‘왜 공이 안 올라오죠’라며 묻는 골퍼도 있어요.”

골프장 캐디들의 얘기로 스크린골프장에서 처음 골프를 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필드로 향하는 이들의 해프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골프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빚어지는 부작용이 만만찮다. 룰(규칙)과 매너가 실종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지난달 28일 한 프로암 경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라운딩 소식을 전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4년간 총 307일 동안 골프를 즐겨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최다 기록을 세웠지만 언론에 공개된 적은 없었다. 이번엔 기자 50여명이 그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룰과 매너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골프를 치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지난달 15일에는 ‘장타 여왕’ 윤이나 선수가 대회 도중 ‘오구(誤球) 플레이’ 늑장 신고로 파문을 일으켰다. 뒤늦게 사과하고 올해 남은 대회 참가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는다. 실수 자체보다 이를 한 달 가까이 은폐한 때문이다. 징계 수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선수 미래를 거론하는 동정론이 없진 않으나 웬만한 초보 아마추어도 아는 기본 룰을 프로 선수가 고의로 저버린 데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는 쪽이 우세하다.

앞서 SK텔레콤 내부는 고위급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골프 룰 공지로 시끄러웠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골프 룰을 만든 이유를 소개한 글이 알려진 뒤 잦아들었다. “골프는 스포츠고 스포츠 정신의 기본은 공정함과 엄격함”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편의와 관행 하에 ‘대충, 좋은 게 좋은, 명랑’ 라운드로 기울어졌다”고 지적하는 대목에선 수긍하는 골퍼들이 많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에서부터 유명 프로 선수까지도 골프 룰을 훼손하는 시대다. 일반인이야 오죽할까. 내 맘대로 안 된다는 게 골프의 매력인데 어느새 ‘내 맘대로 골프’가 필드를 점령한 듯싶다. 덩달아 사회를 지탱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질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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