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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 맡은 검사는 망자의 억울함 풀어줄 수 있는 현생의 마지막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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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31 13:40:11 수정 : 2022-07-31 15: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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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부 우수검사 '계곡살인 규명' 박세혁·'10만쪽 보완수사' 양익준 "보람 느껴"

대검찰청은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형사부에서 검찰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검사를 격려하기 위해 우수 형사부 검사를 선정하고 있다. 경찰 송치사건 등 쏟아지는 고소·고발 사건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한 검사들이다. 세계일보는 올해 2분기 우수 형사부 검사로 선정된 박세혁·양익준 검사를 지난 30일 인터뷰 했다.

 

◆‘계곡살인 규명’ 박세혁 인천지검 형사2부 검사

 

“살인 사건을 맡은 검사는 망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현생에서의 마지막 인연입니다.”

 

박세혁(38·사법연수원 43기·사진 왼쪽) 검사는 흉악 범죄를 계속 마주하는 일이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내가 검사로서 능력이 없다면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할 수 없다”며 업무의 어려움 대신 검사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보험금을 노린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계곡 살인 사건’을 수사할 때도 피해자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가 사망한 지 2년이 지나 수사 초기만 해도 혐의를 규명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박 검사의 꿈속에 나타나던 피해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박 검사와 그가 속한 전담수사팀은 당초 내사 종결된 이 사건을 약 5개월간 보완 수사해 피의자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 송치 후 새롭게 참고인으로 조사한 사람만 수십명이고 압수해 조사한 휴대폰이 30대가 넘는다.

 

박 검사는 계곡 살인 사건 외에도 층간소음 시비로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 연쇄살인범 권재찬(53) 사건 등에서도 집요하단 소리를 들을 만큼 수사를 진행한 공로로 올해 2분기 형사부 우수 검사로 선정됐다.

 

박 검사는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를 제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이 시행되면 피의자 혐의 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계곡 살인 사건에서 피의자의 ‘복어 독’, ‘낚시터’ 등 2건의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 입건한 것을 언급하며 “사망 사건과 수법, 일시, 장소, 동행인, 수법이 모두 다르다는 이유로 수사를 제한하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9월부터 시행될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은 송치사건에서 추가 범죄를 발견해도 단일성·동일성을 벗어나면 수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일선에서는 검사와 수사관, 경찰관 등이 서로 협력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이 범죄를 잡아낼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만쪽 보완수사’ 양익준 부산지검 형사2부 검사

 

“수사를 하면 할수록 신중해 지고 오판할까 두려워집니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사안의 실체를 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로 검사 생활 12년 차를 맞는 양익준(42·39기·사진 오른쪽) 검사는 2017년 모범검사에 이어 이번에는 형사부 우수검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검은 “최근 1년간 10만 쪽에 이르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정도로 송치사건을 정성스럽고 치밀하게 수사하여 송치기록 이면에 있는 중대범죄를 다수 적발하는 등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검사들이 사건을 대하면서 갖는 생각은 첫 번째가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나쁜 사람은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것입니다. 오판하지 않고 실체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면 관련 사건 기록과 판결문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고, 관련자들을 조사해야 하며, 또 그들의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록이 생산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검사 생활을 대부분 형사부에서 보낸 양 검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물었다. 그는 곧바로 한 가족을 떠올렸다.

 

“가장 기억이 남는 사건은 사안의 실체는 가족이 다른 가족의 재산을 노리고 허위 공정증서로 강제집행을 시도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다른 가족이 허위 고소 즉 무고로 몰렸던 사안입니다.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히고 강제집행도 취하하고 가족들이 화해하면서 좋게 마무리되었는데요. 억울하게 몰렸던 사람이 저에게 너무 고마워하는데 그 기억이 두고두고 남습니다.”

 

양 검사는 검찰에서 처음으로 임용된 ‘휠체어 탄 검사’로 유명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시험을 석 달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법률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법대에 진학한 뒤 검사로 발을 내디뎠다. 검사 생활 동안 전국을 함께 누벼준 가족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지금도 가족과 함께 부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저의 버팀목이고 저를 돌아보게 하는 원천입니다. 앞으로도 검사로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미영·이종민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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