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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네이버, 사내 하청구조 답습 멈춰야”

입력 : 2022-07-26 14:53:00 수정 : 2022-07-26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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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각 계열사, 네이버와 분리돼 '독립경영' 하고 있어 개입할 수 없다" 입장 유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회원들이 26일 서울 상연재 시청점에서 임단협 미체결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본사와 동일한 임금 인상, 복지 제도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네이버 산하 계열사 5곳 노동합원들이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노동조합은 사측과 대화가 진전되지 않을 시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네이버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 5개 계열사가 파업에 돌입하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이용자 불편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네이버가 계열사 '독립경영' 입장을 고수하면서, 노사 간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윤 네이버지회(공동성명) 지회장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상연재 시청점에서 개최된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 간담회’에서 “드러내지 않는 노동이라고 차별해서는 안된다"며"네이버가 사내 하청 구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5개 계열사는 임금, 복지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고 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노동조합은 앞서 네이버에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던 5개 계열사가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5개 계열사는 그린웹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로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들이다. 네이버 서비스의 신규 출시 및 운영전반에 걸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쟁의행위의 발단은 앞서 5개 계열사와 네이버 간의 임금·단체 교섭이 결렬된 영향이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해부터 법인별 10회~13회 교섭을 진행했고 사측에 '연봉 인상률 10%'와 '매월 15만원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인상률 5.7%~7.5%를 제시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신입 초임을 기준으로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은 연봉 2400만~2500만원 수준으로(2021년 기준) 네이버와 비교해 약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네이버와 일부 계열사에서 지급하고 있는 월 30만원의 개인업무지원비는 이들 5개 계열사에는 전혀 지급되고 있지 않는 등 임금과 복지 전반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오세윤 지회장은 이같은 계열사 처우 차별의 원인으로 네이버가 사내 하청 구조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개 계열사는 네이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다른 법인과 용역 계약을 통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 독자적인 사업이 없다”며“이처럼 네이버가 자회사가 용역을 발주하는 사내 하청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은 비용절감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지회장은 “네이버를 비롯한 IT기업들이 사내 하청 구조를 답습하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럽다”며“이 문제는 소속법인 관계없이 노동자 모두 연대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네이버와 동등한 규모의 연봉이 아닌, 자회사나 손자회사 모두 차별 없이 같은 비율로 임금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최소한의 업무지원비 지원, 직장내괴롭힘 방지 기구 설치 등도 요구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크루유니온) 지회장은 “네이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운영법인 현실에 관심이 없다”며“운영법인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한정해서는 안되고 관행이 바뀔 때 까지 IT 노동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강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수석지부장은 “5개 계열사는 자체적으로 수익 사업을 할 수 없고 네이버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회사"라며"네이버가 지난해 연결 매출 6조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신사옥을 설립하는 등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있으나 자회사 복지, 근무 여건은 외면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노조는 이같은 요구사항을 사측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나 네이버가 수용을 거부했고 대화에 진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각 계열사가 네이버와 분리돼 '독립경영'을 하고 있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번 쟁의행위를 수위에 따라 착한맛,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아주매운맛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들을 ‘퀘스트’로 지칭해 단계별로 수위를 높여가며 수행할 계획이다. 아주매운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에는 최고수위의 쟁의에 해당하는 ‘파업’이 포함된다.

 

만약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5개 계열사 업무가 고객 CS부터 장애 관제, 서비스 출시를 이전 검수(QA) 등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가 대다수라는 이유에서다.

 

오 지회장은 “이들이 업무를 멈추게 되면 네이버 고객 접점이 사라지고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고, 네이버 서비스를 쓰시는 분들의 불편함이 발생할 것”이라며“대화를 통해 우선 해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운 공동성명 교육홍보실장은 “예를 들어 네이버페이로 쇼핑을 하고 있는데 구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객문의로 답을 얻어야 하는데 (계열사 파업으로 인해) 답변이 없다면 이용자 뿐만 아니라 판매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운영법인은 네이버의 손과 발 심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서비스 정상 운영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파업이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노조는 사측과 대화를 통해 우선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단,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개선 의지만 있다면 언제나 합의는 가능하고, 대화는 언제나 열려있다”며“매운맛에서는 파업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도 요구안이 받아들인다면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정치권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오 지회장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데, IT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정치권의 해당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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