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기록종’이라 함은 우리나라에 분류학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종을 의미한다. 국가 생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신종과 미기록종의 발굴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조류 분야에서는 미기록종 발견이 학술적으로 큰 의의가 있는데, 미기록 조류가 국내에 처음으로 기록되면, 이후에는 길 잃은 새 ‘미조(迷鳥)’로 분류가 된다.
2021년 5월21일 필자가 소청도에서 국내 처음으로 관찰한 ‘회색머리노랑솔새’(Phylloscopus tephrocephalus)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 번만 관찰된 길 잃은 새이다. 몸은 노란빛을 띠고 검은 눈동자와 노란 눈두덩이를 가지고 있으며, 머리에는 회색과 검은색 선이 앞에서 뒤로 이어지는 매우 이국적인 외형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이 새를 관찰한 순간 지금껏 국내 기록이 없는 조류임을 판단하고 즉시 카메라로 촬영을 시도했다. 불과 10초 남짓 짧은 시간이었으며, 이후 다방면의 재관찰 시도에도 더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류의 경우 포획을 통한 표본 없이 사진 기록으로도 종의 기록이 인정되므로 학회에 보고했다. 짧은 시간에 국가 생물종을 1종 더 추가한 쾌거였다.
회색머리노랑솔새는 중국의 윈난성, 쓰촨성, 산시성, 후베이성 및 인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비번식기에는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태국 등지에 서식하는 작은 솔새과 조류다. 소청도는 이 같은 분포권에서 북동쪽으로 1000㎞ 이상 떨어진 지역이다. 이동 과정에 분포권을 벗어나 우연히 소청도에 들른 것이라 생각된다. 새들도 종마다 고정된 분포지역과 이동 패턴이 있다. 회색머리노랑솔새처럼 본래 서식지를 벗어난 곳에서 발견된 경우, 그 종을 처음 관찰한 사람에겐 기분 좋은 일이겠지만 길을 잃어버린 개체 입장에선 본래 서식지를 찾아가기 위한 추가 여정이 소요되었을지도 모른다. 작년과 올해 이동 시기에 국내 기록이 없었던 조류가 여러 종이 확인되었는데,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가 철새 이동에도 영향을 끼친 건 아닌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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