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연락·스토킹 등 27% 뒤이어
男은 주로 선후배·또래집단에 피해
女는 대부분 ‘모르는 사람’ 대조적
“별일 아냐” 男 49%·女 20% 격차 커

아동·청소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성적 언어·이미지를 받거나 전송을 요구당하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이 디지털성범죄 심각성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여성은 주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남성은 선후배나 친구 또래집단에게 피해를 받는 경우가 많아 대조를 이뤘다.
5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서울시 거주 만 11세 이상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4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성별성과 성별 인식 격차’ 조사에 따르면 ‘성적 언어·이미지 전송’ 피해 비율이 56.4%(1768건)로 가장 많았다. 여성 피해자는 52.4%(926건), 남성은 47.6%(842건)였다. 성적 이미지 전송을 요구받은 피해 비율은 3.8%(119건)로 여성이 74.8%(89건), 남성이 25.2%(30건)로 나타났다. 이외 ‘일방적 연락, 만남 요구, 스토킹’과 ‘원치 않는 성적 채팅방 초대, 성적 이미지 유포, 유포 협박’이 각각 27.2%(852건), 4.8%(149건)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남성은 선후배나 친구 또래집단으로부터, 여성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성적 침해 사건을 주로 겪었다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이 가장 많이 겪는 성적 언어·이미지 전송 피해는 또래집단으로부터 받는다는 응답이 많았고, 남성(47.4%)이 여성(44.3%)보다 많이 겪었다. 여성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수신하는 비율(26.5%)이 남성보다(24.5%) 높았다. 원치 않는 성적 채팅방 초대 및 유포, 유포 협박 가해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 역시 여성(26%)과 남성(19.4%)의 격차가 컸다.
보고서는 “여성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느닷없이 겪는 피해 비중이 높다”며 “남성은 또래나 선후배 사이에서 디지털성범죄를 성을 매개로 행하는 집단적 ‘놀이’로 오인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디지털성범죄를 바라보는 남성과 여성의 상반된 인식에서 찾았다.


디지털성범죄 심각성에 대해 여성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43.6%지만 남성은 25.9%에 불과했다. 대신 남성은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59.1%로 여성(52.8%)보다 높았다. 초·중·고로 갈수록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남녀 간 인식 격차도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성범죄 피해 후 감정상태 역시 남성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응답 비율이 48.5%로 가장 높은데, 여성은 ‘불쾌하고 화가 났다’가 73.8%에 달했다. 여성 중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8%에 불과해 남성보다 현저히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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