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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뇌전증 치료 ‘대마 의약품’ 혜택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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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3 23:46:28 수정 : 2022-06-23 23: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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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大麻)로 만든 의약품 ‘에피디올렉스’를 국내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드라베 증후군과 같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뇌전증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지 3년이 지났다. 대마 의약품 수입이 금지되었던 3년 전만 해도 아이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대마 의약품을 수입한 부모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범죄자가 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고, 의료 현장에서는 희귀질환으로 인한 뇌전증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에피디올렉스를 사용하는 일이 요원해 보이기만 했다.

당시 뇌전증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신속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뇌전증협회와 정부의 협력이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상호 공감대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3월 질병 치료 목적으로 대마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동시에 긴급도입 의약품으로 인정했다. 또한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의약품 재고를 비축해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모범적인 민·관 협력 사례이자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하고 있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 연세대 의대 교수·소아신경과

이후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점이 개선된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환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에피디올렉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번 식약처의 마약류 취급 승인과 양도 승인을 받아야 했다. 비싼 약값으로 약을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협회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고, 정부와 희귀·필수의약품센터도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아 2021년 4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이전 약값 대비 약 10% 정도의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내가 만나는 환자들에게도 건강보험 적용 소식은 큰 낭보였다.

의약품 사용 대상 질환도 확대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에피디올렉스를 복합결절성경화증에서 발생하는 뇌전증에도 투여할 수 있도록 효능·효과를 변경하면서, 식약처도 국내 해당 질환 환자들이 에피디올렉스를 투여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신속하게 조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의약품을 사용하기 위해 제출하는 자료도 간소화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기준이 까다로워 의약품을 사용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에는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에피디올렉스를 수령할 수 있는 약국 수를 좀 더 늘리기 위해 우리 협회와 정부, 민간단체 등이 같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으로도 의약품이 필요한 환자가 한 명이라도 더 투여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 관련 단체 등과 함께 계속 노력할 것이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 연세대 의대 교수·소아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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