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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훈장 받는 父, 국립묘지에 묻힐 수 없다니…”

입력 : 2022-06-22 23:00:00 수정 : 2022-06-22 2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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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해 전사 김경우 중위
고향 →제주호국원 이장불가 판정
“서울현충원에 위패… 이중 안장”
딸 “봉안 인지 못해… 처분 부당”
68년 만에 유족에 전수 6·25전쟁 참전용사인 김경우 중위의 딸 민성(71)씨가 68년 만에 받은 부친의 은성화랑 무공훈장증을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전사한 아버지가 무공훈장을 68년 만에 받게 됐는데, 국립묘지에 묻힐 수 없다고 합니다.” 6·25 참전유공자인 김경우 중위의 딸 민성(71)씨는 22일 인터뷰에서 “현실이 기가 막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김 중위는 1950년 10월 21세의 나이에 육군에 입대했다. 제주시 한경면 출신인 김 중위는 입대 당시 신혼이었으며, 아내는 임신 상태였다. 김 중위는 육군 제3보병사단 소속으로 전투에 나섰다가 강원도 홍천 가리산전투에서 다쳐 1951년 5월 치료 도중 숨졌다. 김 중위의 아내와 여동생은 고인의 유골을 받아 한경면 선산에 안장했다. 이후 고인의 차례를 지내며 정신을 기렸다.

슬픔과 회한 속에 삶을 지탱하던 유족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국립제주호국원이 조성된다는 보도를 접한 것이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국립제주호국원 개원에 맞춰 고인의 이장 신청을 했으며, 2월 이장이 승인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제주호국원이 3월 ‘국립서울현충원 위패 봉안관에 고인의 위패가 봉안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장 불가 방침을 전달해 왔다.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묘지에서 국립묘지로의 이장은 불가해 이중안장 심사 결과 부적격’하다는 게 통보의 주요 내용이었다.

청천벽력의 소식이었다. 딸 민성씨는 “아버지의 위패가 서울현충원에 모셔져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이장 부적격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제주호국원을 상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민성씨는 “유족의 확인과 동의 절차도 없이 고인의 위패를 서울현충원에 봉안한 것은 국가의 잘못으로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며 “제주호국원에 아버지의 유해를 안장할 수 없게 해 유족에 피해를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법·부당한 처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호국원은 “서울현충원에 위패가 봉안돼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경우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육군본부에 의뢰한 결과 고인이 전사 당시 화장됐거나 유골이 유족에게 인계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성씨의 주장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위법·부당한 처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족은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아버지가 1954년 10월 추서받은 은성화랑 무공훈장을 올해 6·25전쟁 72주년 기념행사에서 전달한다는 소식이 국방부로부터 전해진 것이다. 민성씨는 “유복자로 태어난 딸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삶과 무공훈장 수여 소식에 기쁘기 그지없다”며 “조국을 지키다가 숨진 아버지의 유해가 제주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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