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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지금 숨 넘어가는데"… 국회는 '네 탓' 하느라 3주째 휴업중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6-20 16:01:26 수정 : 2022-06-20 16: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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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회 정상 가동 됐으면 법안 냈을 것”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3주째 교착상태
與 “민생위기 외면”, 野 “성의 없어” 책임 공방만
장기간 국회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구내 순환도로가 오가는 차량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금 국민들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이처럼 ‘민생위기’를 강조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추가적인 민생대책에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러면 법안을 제출해야죠”라며 “지금은 국회가 원(院)구성이 안 돼서…국회가 정상 가동이 됐으면 법 개정 사안이고 법안을 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국회의장단 임기가 종료된 이후 국회 공백은 3주째 이어졌다. 여야가 정국 주도권 싸움을 계속하며 국회의장 선출 등 국회 원구성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경제 상황 어려운데…국회는 일 언제 시작할 건가

 

국민의힘은 20일 “민생위기를 외면하지 말라”며 더불어민주당에 마라톤 협상을 제안하며 원구성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공백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우리 국회가 민생위기를 외면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민주당에 원구성 협상 마무리를 위한 마라톤 회담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민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여야가 동상이몽 해선 민생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며 “정치논리가 아닌 민생논리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안에 반드시 담판 짓는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며 “민주당은 지체없이 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줄기차게 외쳤지만 식물국회를 지속하고 있다”며 원구성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가 어떤 양보안을 갖고 계신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응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그런 안을 실제로 가지고 오는건지, 아니면 또 시간끌기용으로 그런 것인지 원내수석이 먼저 실무적인 차원의 창구 역할로서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라톤이 아니라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 언제든지 만나서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오히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너무 뒤늦게 공개적 만남을 제안한 것 아니냐.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여야가 모두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해도 여전히 법사위원장 자리 등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벌일 것으로 전망돼 국회 정상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만남의 형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 책임감 있는 태도”라며 “우리는 언제든 밤샘으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진정성 있게 양보하려는 안이 준비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여당이 양보안을 내놔야 여야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저희가 여당일 때는 양보안을 가지고 야당에 협상을 제안하고, 야당이 그 양보안에 대해 계산을 해서 의총을 열어 결정하는 것이 여야 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여당이 오히려 야당의 양보만 기다리며 무책임하게 시간을 보낸다. 여당의 정치력이 부진하다”며 “의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여당이 먼저 납득할 만한 양보안을 제시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협상의 키, 법사위원장…민주 국회의장 단독 선출 고려도

 

양측은 협상의 핵심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입장차가 극명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 시작 전부터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대치를 벌여왔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8일 이와 관련해 1시간가량 원 구성을 놓고 회담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사위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막강한 권한을 자랑한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과 헌법재판소 사무, 법원·군사법원의 사법행정, 탄핵 소추, 법률안·국회 규칙안의 체계·형식과 자구의 심사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각종 상임위 법안들을 본회의로 올려보내는 역할도 해 상임위의 상임위로도 불린다.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일정조차 잡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의장단 단독 선출도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여야 갈등이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우상호 위원장은 “여당이 실질적인 양보안을 제시한다면 굳이 의장 선출을 먼저 검토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렇지 않고 시간 끌기로 무책임하게 나간다면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서도 국회의장을 단독 선출한 바 있다.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 개원 당시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민주당은 박병석 전 의장을 선출했다. 단독 선출은 1967년 이후 53년만으로 여야는 이후 원 구성 협상에서 파행을 겪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민주당이 또다시 의석수를 앞세워 의결한다면 ‘거대당 독주’ 비난이 거세지며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원구성 협상이 지나치게 지연되는 상황은 큰 부담이다.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등 야당으로서 득점할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입법, 상임위 질의 등 원내 활동을 통해 정권을 견제해야 하는 입장에서 마냥 국회 공백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밀리는 현 상황에 마음이 마냥 편하다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이 훌쩍 지나고도 초대 내각을 완성하지 못한 상황에 인사청문회 없이 연일 의혹이 쏟아지는 박순애·김승희 후보자를 임명 강행했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연일 국회 공백의 책임을 상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민주당 몽니로 국회 공전사태가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국회의 시간을 정체시킬 것인가. 소수 강경파가 아닌 내부 자성의 목소리와 국민 목소리에 답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우 위원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체 여당이 꽉 막힌 정국을 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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