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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당적 총기규제 법안 ‘남자친구 허점’에 난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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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0 12:55:25 수정 : 2022-06-20 14: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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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6일(현지시간) 미국 택사스주 유밸디의 한 공원에 마련된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에서 사람들이 꽃과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유밸디=EPA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민주당 의원 10명, 공화당 10명이 추진하는 총기규제 법안이 ‘남자친구 허점’(boyfriend loophole) 논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매체는 남자친구 허점이 총기규제법안 처리의 최대 난관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음 달 4일 상원이 휴회에 들어가기 전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지만 남자친구 문제가 법안 처리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NYT 등에 따르면 현행법은 가정폭력으로 유죄판결을 받거나 가정폭력 금지명령 대상자는 총기를 살 수 없도록 정하고 있지만 이는 기혼자나 동거인, 자녀가 있는 경우 등에만 적용된다. 상원은 총기규제 대상을 남자친구를 포함한 ‘가까운 파트너’(intimate partner)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를 두고 공화당이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그간 여성폭력방지법(VAWA)에서도 ‘데이트 폭력’으로 대표되는 미혼 가해자의 폭력을 차단하기 위해 남자친구 허점을 막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공화당과 전미총기협회(NRA) 등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법안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남자친구 허점을 다룬 내용이 일괄적으로 철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협상에 참여한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주 법령 등에 주 정부 관행 등에 따른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존 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남자친구 문제는) 상당히 간단할 것 같지만, 입법문으로 축소하려 하다 보니 조금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 부시 민주당 상원의원은 남자친구 허점을 차단하는 입법에 대해 “좋은 말을 하는 것과 실제로 생명을 구하는 것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美 의사당. 워싱턴=신화연합뉴스

NYT는 “남자친구는 어떻게 정의하느냐”면서 “바보 같은 질문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가까운 파트너에게 총기로 위협을 받은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 치명적으로 심각한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한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총기 난사 사건 범인의 68%는 가족이나 데이트 상대를 살해했거나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머피, 존 코닌 상원의원 등 20명은 지난 12일 안전한 총기 사용을 위한 9가지 초당적 규제 조치에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레드플래그(Red Flag)법을 시행하는 주(州)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레드플래그 법은 위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몰수하도록 법원에 청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레드플래그법은 현재 워싱턴과 19개 주에 시행 중인데 합의안은 이 법의 시행을 촉진하고 다른 주도 유사한 법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다.

 

총기를 구매하는 18∼21세의 신원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안은 공화당 의원 10명이 서명하면서 상원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남자친구 문제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법안은 남자친구 허점 외에도 위험인물로 지정된 사람이 총기를 구매하기 위해 항소를 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쟁점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18세 청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초등학생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이 희생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뉴욕주 버펄로 흑인 밀집 지역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로 13명이 총에 맞고 1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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