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 우려를 중국 측에도 전달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지난 13일 룩셈부르크에서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과 만나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우리는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에도 이를 전달했다”면서 “실제 겪어봐야 안다(The proof will be in the pudding).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앞서 미국 고위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과 양 위원과의 4시간30분간의 회동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해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재차 경고했다. 그는 “그들(중국)이 러시아의 제재·수출통제 회피를 돕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수행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유엔총회에서 규탄 결의안에 찬성 투표하지도 않았지만,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편을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특히 지원이나 제재 회피 제공에 관해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회동 때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과 북한 문제가 주요한 2개 주제로 다뤄졌고, 대만 문제 역시 논의 대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 필요성과 함께 현재 중국의 행동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의 국방지원이라는 미국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고 “현재 직면한 도전과제는 중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행위에 단호히 맞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세계의 최강대국이 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적으로도 좀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염병 대유행, 핵 비확산 등 중요한 문제에서 미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중국의 몫으로 남겨지거나 아무도 이 일을 떠맡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미국에도 더 암울하고 가혹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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