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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처럼 탄소 배출하면 홍수 잦아져… 21세기 후반에 강수량 5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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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4 18:20:00 수정 : 2022-06-14 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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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APEC기후센터, 21세기 향후 강수량 전망치 공개
배출 지속적으로 늘면 이번 세기 후반 약 53% 증가 전망
극단적 시나리오는 고배출 지속될 때 영향 보여주려는 목적

탄소배출량이 획기적으로 줄지 않고 대기 중 농도 상승이 지속되면 이번 세기에 점차 강수량과 폭우의 강도가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가 14일 전국 26개 권역의 재현빈도별 극한강수량 전망치를 발표했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회를 전제한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 따르면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이 이번 세기 전반기(2021∼2040년) 약 29%, 후반기(2081∼2020년)에는 약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현빈도란 극한강수량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기간으로, 재현빈도 100년이라 하면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많은 강수량을 뜻한다. 현재(2000∼2019년) 일 누적강수량을 기준으로 따진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은 187.1∼318.4㎜이다. 이번 분석대로면 2040년 전후로 강수량은 현재보다 174.3㎜까지, 이번 세기 후반기로 접어들면 311.8㎜까지 증가할 수 있다.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은 사회기반시설을 지을 때 활용되는 지표기도 하다. 예를 들어, 둑을 현재 100년 재현빈도에 맞춰 건설하면 향후 강수량이 늘어 기존에 버틸 수 있는 범위를 넘는 큰비가 내리면 둑이 무너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SSP5-8.5 시나리오가 경제성장률에 맞춰 현재대로 배출량을 유지했을 때의 기후변화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와 현재 배출량 추세가 같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기상청이 이번 분석에 사용한 SSP 시나리오는 ‘공통사회경제경로’라 해석된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 인구 변화, 에너지 전환 등 사회적인 변화를 감안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변화에 따라 기온 상승폭이 얼마나 될지 전망한 시나리오다. 고탄소 시나리오, 즉 SSP5-8.5는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되고 재생에너지는 사용하지 않는 등 완화 노력이 없는 사회를 전제했다. 대기 중 탄소 농도는 현재보다 2배 이상 상승하고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 대비 5.2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실행되는 탄소 감축 노력조차 모두 배제한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지난 4월 채택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3 실무그룹 보고서를 봐도 SSP5-8.5 시나리오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게 나타난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현재 각국의 탄소 감축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도, 많은 나라가 기후행동을 시작하고 있어 현재 배출 추세는 SSP5-8.5 시나리오를 밑돈다고 보고서는 명시했다.

 

다만 극단적인 가정을 한 시나리오 또한 과학적인 의미를 찾을 수는 있다. IPCC 보고서는 SSP5-8.5나 그보다 한 단계 낮은 SSP3-7.0,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SSP1-1.9, 현재 제시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른 경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무수한 온실가스 감축 경로에 따라 어떤 기후시스템 변화가 예상되는지 다양한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결국 보고서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미래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핵심인 셈이다. 실제로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100년 재현빈도 극한강수량이 이번 세기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약 31%, 2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SSP5-8.5 시나리오가 현재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사회에 해당하긴 한다”면서도 “SSP5-8.5와 SSP3-7.0 시나리오를 묶어 ‘고배출 시나리오’로 분류하기 때문에 현재와 비슷하거나 현재보다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로 설명한다”고 했다. 이어 “배출량을 크게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시나리오에 비해 고배출이 지속되고 감축 노력이 없는 시나리오를 비교하기 위해 SSP5-8.5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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