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이창민, 더숲, 1만8000원)=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가 냉정한 관점에서 일본 경제의 성공과 후퇴를 분석한 교양서. 저자는 일본인이 근면하다는 견해는 허구에 가깝지만, 돈가스나 단팥빵 사례에서 보듯 일본이 다양한 요소를 혼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뛰어났다고 강조한다.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박찬국, 21세기북스, 1만6000원)=서울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고독의 이유, 나아가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사유한 에리히 프롬의 심원한 사상과 함께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 노력한 인간 에리히 프롬을 조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자본주의 시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일어난 역사적 장면들과 함께 인간의 심리에 대한 프롬의 통찰을 확인케 한다.

코로나로부터 배우는 생존전략(고경찬, 시리우스, 1만6000원)=나노 바이오 기업 운영자이자 특허청 지식재산혁신기업협의회 회장을 지낸 저자가 코로나19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의학과 인문학, 역사학, 경영학적인 시각에서 풀어낸 책.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언급하며 숙주와 더불어 살아가는 ‘위드 휴먼’이라는 상생 경영 방식도 거론한다.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박인규, 계단, 1만8000원)=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자연과학연구소장인 저자가 세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지만 20세기 초까지는 아무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던 한 입자(粒子)에 대해 풀어쓴 책. 저자는 중성미자가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과 발견까지 과정,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진행될 중요한 실험 몇 가지를 핵심만 뽑아 소개했다.

이 작은 손바닥 안의 무한함(마커스 초운, 김소정 옮김, 현암사, 1만7000원)=영국의 과학저술가인 저자가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과학적 질서에 관해 설명한 책. 생물학과 화학, 인류학, 일반물리학과 천체물리학, 양자 이론까지 아우르는 50가지 과학 이야기가 담겼다.

병든 의료(셰이머스 오마호니, 권호장 옮김, 사월의책, 1만8000원)=책은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하는 의료계, 예방을 명목으로 의미 없는 약물을 강요하는 의료산업 복합체, 치료와는 관계없이 연구 실적만 중시하는 과학주의, 환자 권리를 내세워 의료라는 공공재를 소비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비자 주의 등을 치료 대상으로 지목한다.

동물에게 다정한 법(동변, 날, 1만3500원)=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동변)에서 맡았거나 함께했던 동물 관련 사건 11가지를 중심으로 현행 동물보호법의 문제를 짚고 개선 방향을 제안한 책. 동변은 우리 사회에 아직 동물권 개념이 안착하지 못해 명백한 동물 학대 사건도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폴 콘티, 정지호 옮김, 푸른숲, 1만9000원)=미국 하버드의과대학 교수 출신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트라우마를 바이러스, 기생충, 오염 물질에 빗대어 트라우마가 가진 전염성과 위험성을 강조한다. 살면서 겪는 수많은 문제와 불안, 우울, 무기력, 좌절감, 자책감, 수치심 등 부정적 감정의 근본 원인인 트라우마의 위험성에 경종을 울린다.

아르카와 이라 비인간화 시대의 대/화(미겔 로차 비바스, 우석균·김현균 옮김, 에디투스, 2만원)=콜롬비아 작가인 저자가 본인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지의 환경과 문화를 비평한 책. 저자는 특정 지역의 여행 경험을 아르카와 이라의 입을 빌려 소개하면서 그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의식의 흐름으로 분석한다.

잔존하는 이미지: 바르부르크의 미술사와 유령의 시간(조르주 디디-위베르만, 김병선 옮김, 새물결, 6만5000원)=서양 미술사 연구에 지대한 공을 세운 독일의 문화사가 아비 바르부르크(1866∼1929)의 삶과 저술 전반을 다룬 연구서. 저자는 바르부르크의 미출간 서한과 일기, 메모 등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사유의 맥락을 드러내면서 그의 학문적 유산이 왜곡되는 과정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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