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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잡아라”… 연령·직업군별 맞춤 CSS로 승부수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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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5 11:00:00 수정 : 2022-05-15 13: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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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온투업계 대출시장 경쟁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
통신비·외식 소비 데이터 등 적용
독자적 세부화된 CSS 개발 주효

한달새 1조1279억 는 37조 달해
중저신용자 비중 20~30% 차지
“2금융권서 갈아타기 수요 많아져”

2021년 가세한 온투업계 잠재력 무한
상대적 낮은 금리로 시장 장악 속도
100% 개인 신용대출 업체도 등장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에 존재하는 10%포인트 수준의 ‘금리단층’은 국내 대출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중신용자나 금융이력부족자(신파일러) 등이 저신용자와 같은 수준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을 통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시장을 키우려는 대표적인 이유다. 인터넷은행 ‘3국시대’가 본격화한 데 이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까지 성장하면서 대출 시장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디지털전환(DT) 및 금융권 체질개선과 맞물리며 향후 금융권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금융소비자에게는 어떠한 혜택이 돌아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요즈음이다.

◆중금리대출로 몸집 불리는 인터넷은행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된 이후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넉 달째 증가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37조2718억원으로, 전월(36조1439억원) 대비 1조1279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1조1916억원), 2월(+6580억원), 3월(+8114억원)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이 줄어든 것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특히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대출이 증가하면서 여신 규모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자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신용 고객의 대출 수요는 줄어든 반면, 생활비 목적의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가 20.0%(지난해 말 17.0%), 케이뱅크 20.2%(〃16.6%), 토스뱅크 31.55%(〃23.9%)를 기록했다. 이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25%, 케이뱅크 25%, 토스뱅크 42%다. 3사의 내년 말 목표치는 각각 30%, 32%, 44%로 높아진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평균 5∼10%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공급하고 있다”며 “제2금융권에서 10%대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중저신용 고객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별 CSS 특징은

인터넷은행은 IT(정보기술)와 결합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신용평가모델(CSS)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쌓아 온 대출 신청 고객의 데이터 2500만건과 이동통신사의 통신사 납부정보, 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을 추가해 새 CSS를 개발했다. 기존에 축적된 카카오 커머스·모빌리티의 데이터를 분석해 CSS의 가점항목으로 적용하기도 한다. 중신용자나 신파일러 고객에게 우대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CSS를 적용한 금융상품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민간 중금리 영역보다도 신용도가 더 낮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소득 구분 없이 공급하는 소액한도 대출인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대안 데이터를 추가하는 등 CSS 고도화 작업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3분기에는 공공데이터 영역인 건강보험료 납부 및 연말정산 정보와 카카오 계열사의 유통정보, 도서구입 정보 등을 활용해 중저신용자용 CSS를 추가로 개발하고, 중소기업중앙회의 공제정보와 카드가맹점 정보 등도 확보해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CSS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카카오커머스의 판매자와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기사·택시기사 관련 정보 등을 활용해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CSS와 금융상품을 개발할 계획도 세웠다.

케이뱅크는 올해 2월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 등 고객군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 CSS를 새롭게 구축, 적용했다. 새 CSS는 가명처리된 통신·쇼핑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한 뒤 머신러닝(ML) 기법을 적용해 고도화했다. 통신정보로는 이용 중인 요금제와 할부금·요금 납부 이력 등이, 쇼핑정보로는 외식, 패션, 생활용품 등에 대한 구매·이용 패턴 관련 데이터가 활용됐다. 새로 대출을 받으면서 기존 비은행권 대출을 상환한 점도 신용점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새 CSS를 적용한 2월 중순 이후 대출을 실행한 고객의 3월 말 신용점수를 분석한 결과, 대출을 받은 고객의 21%가 한 달 반 만에 신용점수가 올라가는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명칭부터 ‘TSS’(Toss Scoring System)로 붙이며 자체 CSS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TSS는 중저신용자의 비중이 큰 제2·3 금융권의 고객정보는 물론, 햇살론을 비롯한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의 고객정보 등을 반영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심사 과정에서 중저신용자가 받는 불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아르바이트 등 단기 금융활동과 체크카드 이용 내역 등을 비롯한 매출·자산 정보 등을 반영해 자영업자와 신파일러 등을 아우를 수 있는 CSS를 개발했다. 대출의 성실상환 이력이나 보험계약의 장기간 유지, 신용카드 거래 내역상 건전한 소비가 확인된 경우 등에 대해 건전성을 높이는 요소로 반영했다.

토스뱅크는 TSS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비상금대출을 비롯해 올해 2월에는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인 ‘사장님대출’의 공급을 확대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기존 은행권 또한 DT의 추진 및 미래 경쟁력 제고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대안정보를 추가하고 인공지능(AI)·ML 기술을 활용해 CSS를 고도화하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온투업체 참전으로 경쟁 가열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수준의 대안 데이터들을 추가하는 정도로는 기존 CSS와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식재료의 양과 배합 비율에 따라 음식 맛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듯, 아직은 축적된 데이터 양이 충분하지 않고 고도화와 관련한 갈 길도 멀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보다 중저신용자에 초점을 맞춘 온투업의 등장에 따라 경쟁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P2P(개인 간 거래) 금융을 제도권으로 진입시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본격 시행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8월 200곳이 훌쩍 넘었던 P2P 금융업체 중 28개 업체가 정식 등록의 관문을 통과했고, 현재 47개 업체가 금융위원회에 온투업자로 등록했다. 기존 금융권과 달리 온투업은 신파일러 등 중저신용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데다, 아직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CSS에 기반해 낮은 금리도 제공하는 만큼 주목도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온투업계의 누적대출액은 지난해 8월 말 1조1058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5039억원, 지난 10일 3조8204억원(10일 기준 41개 업체의 정보 반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아직은 신용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미국의 대출 시장에서 P2P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임을 감안할 때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온투업계의 상품별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아직은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70%로 크고, 개인 신용대출의 비중은 14%에 그친다. 그러나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인 신용대출에 초점을 맞추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대출잔액이 약 3400억원으로 업계 1위인 피플펀드의 경우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59.1%, 개인 신용대출 비중이 39.6%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력 향상’이 주요 목표인 만큼 대출 승인율을 높이는 것도 자체 CSS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피플펀드의 최신 CSS(4.1)의 운영으로 기존 CB(신용평가)와 비교해 승인율은 약 4배 상승하고, 리스크는 약 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SS의 성능이 고도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건전한 채무자를 많이 발굴해 낼 수 있음을 뜻한다. 자체 AI연구소를 확보하는 등 기술 개발에 힘쓰며 CSS를 고도화한 결과, 피플펀드의 연체율은 0.93%로 제2금융권보다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그만큼 낮은 금리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피플펀드는 이달 중 대표적인 신파일러 계층인 20대 전용 CSS를 적용하는 등 연령대별, 직업군별 등으로 세분화한 CSS를 개발하며 메인 CSS 고도화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정보 외에 대학생의 학점이나 자기계발 관련 소비 데이터 등 다양한 대안정보 발굴과 적용 시뮬레이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1호 등록 온투업체 중 하나인 렌딧의 경우 대출잔액이 278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100% 개인 신용대출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개인 신용대출 규모만으로 따지면 온투업계 1위인 셈이다. 렌딧 또한 다년간 축적해 온 중금리대출 및 각종 금융·비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외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자체 CSS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DT 및 데이터경제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짐에 따라 업권별로 점포 줄이기부터 조직 개편, CSS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노력의 결과에 따라 향후 대출자와 투자자를 모두 포괄하는 금융소비자의 선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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