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하루 만에… 미남불 앞 불전함 파손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관저 뒤편 언덕에 보물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미남불)이 전시된 모습. 인수위사진기자단

청와대 개방 하루 만에 청와대 경내에서 시설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1일 오후 1시30분쯤 청와대 관저 뒤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앞에 놓인 기물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미남불’로도 불리는 이 불상은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관람객들이 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던 불전함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등 기물 파손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불전함 옆에 놓여있던 사기그릇 1개가 훼손됐다. 불상과 불전함은 훼손되지 않았다.

A씨는 청와대 관람 신청을 통해 출입했다. 기물을 파손한 뒤에는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렸다.

A씨는 범행 당시 바로 옆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에게 검거됐으며,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한 상태다. 경찰은 불상 자체가 훼손되지 않아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청와대 개방 행사 관리를 맡은 문화재청은 미남불 주변의 근무자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해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