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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임기 중 대법관 13명·헌재 재판관 전원 ‘교체’

입력 : 2022-05-12 07:00:00 수정 : 2022-05-12 11: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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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검찰화' 대법원·헌재에 檢 출신 지명 이뤄질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5년 임기 동안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구성이 거의 완전히 바뀌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최고 사법기구들의 보수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도 수년 전 판례를 갑자기 뒤집는 등의 급격한 변화는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11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임기를 시작한 윤 대통령은 퇴임 때까지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총 14명 중 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13명의 후임자를 임명하게 된다.

 

당장 김재형 대법관의 임기가 올해 9월 종료되고, 내년 7월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이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2024년 1월에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8월에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이, 12월에는 김상환 대법관이 대법원을 떠난다.

 

노태악·이흥구 대법관은 2026년에 물러나고, 지난해 임명된 천대엽 대법관은 2027년 윤 대통령 퇴임 직전에 임기가 만료된다.

 

헌법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을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국가 3부가 모두 관여하는 절차지만 그래도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지'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은 통상 대법관을 임명하기 전에 대법원장과 인선 구상을 조율하고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의결을 맡는 국회와도 소통해왔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2023년 9월까지고 '여소야대' 국면이 적어도 2024년 5월까지는 이어질 상황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으로서는 대법관 임명을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한국 사법체계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곳인 만큼 진보와 보수 어느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지는 전 사회적 관심거리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대법원의 보수적 색채가 짙어진 뒤 과거사 관련 판결이 국가의 책임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거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늘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취소 사건 등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혐의를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한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2020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치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체제상 정권에 따라서 대법원 구성이 바뀔 수밖에 없으므로 보수화할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정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향이 바뀔 수는 있지만 정권의 눈치를 본다거나 권력의 요구에 따라 중립성·객관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대법관 임명 절차의 민주화도 검토는 가능하겠지만 만만한 문제가 아니고, 어쨌든 시민사회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법원 구성의 변화는 어떤 판례를 만드느냐에서 그치지 않는 문제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제청권뿐만 아니라 헌법재판관 지명권, 각급 판사 보직권, 중앙선거관리위원 지명권 등을 갖는다. 대법관 가운데 한 사람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다.

 

반면 대법관이 차례로 바뀌는 데다 개별 사건에 관한 판단은 늘 다를 수 있어 급격한 색채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 박근혜 정부 시기 임명된 대법관들이 노동 분야 사건에서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 일도 있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대법관이 동시에 교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대법관은 임기 내내 선·후배 대법관과 논의와 합의를 한다고 봐야 한다"며 "주요 판례가 최소 10년 안에 뒤집히는 일은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공화국 출범 후 현대사의 고비 때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온 헌법재판소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임기 안에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9명 전원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헌재에서는 2023년 3월 이선애 재판관을 시작으로 그해 이석태 재판관, 유남석 소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2024년에는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2025년에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각각 임기를 마친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는 형태지만 헌재의 구성 역시 대통령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대법원과 헌재에 통상 '검찰 몫'의 대법관·재판관 자리가 1석씩은 있었다는 점에서 검찰총장 출신의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을 지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과 헌재 모두 문재인 정부 동안 '탈검찰화'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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