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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권력의 문’ 활짝… “대통령이 살던 곳 오다니” 탄성 [윤석열정부 용산시대]

, 윤석열 시대

입력 : 2022-05-10 19:20:00 수정 : 2022-05-11 1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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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74년 만에 개방

국민대표 74명 등 ‘금단의 영역’ 입장
경내서 김밥·도시락 먹으며 경치 만끽
“생각보다 너무 넓고 아름다워” 반응

북악산 등산로도 54년 만에 완전 개방
“그동안 볼 수 없던 풍경에 가슴 뿌듯”
‘국민속으로’ 청와대 본관으로 직행하는 정문이 시민에게 처음 열린 10일, 그동안 국가외빈 등 특별한 이들만 차량으로 이동 가능했던 본관으로 가는 길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하늘 푸른 10일 오전 11시 37분, ‘청와대로 1번지’를 지키던 하얀 철문이 열렸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집무공간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지 74년 만에 금단의 영역이었던 곳이 시민에게 빗장을 푸는 순간이었다. 손에 꽃을 든 국민대표 74명을 필두로 사전 신청을 거쳐 당첨된 사람들이 “청와대 정문 개방!”이라는 구호와 함께 일제히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과 함께 발길을 들이자 그저 푸른 줄로만 알았던 푸른 기와가 달리 보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였던 청와대 푸른 기와는 다가갈수록 숱하게 다양한 푸른색 모자이크처럼 보였고 태양 빛을 반사하며 반짝거렸다. 전통 왕궁 건축 기법을 토대로 설계해 1991년 완공된 이래, 단 한 번도 이날처럼 많은 시민이 가까이에서 한꺼번에 실견한 적 없는 청와대 푸른 지붕이 보석처럼 빛났다.

 

청와대 본관으로 직행하는 정문이 일반에 열린 것은 처음이다. 1993년 김영삼정부 출범 때 비로소 철저히 통제됐던 청와대 앞길과 경내가 조금씩 개방됐고 이날에서야 보통사람이 정문으로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청와대 접근 코스는 이전과는 180도 달라졌다. 중앙의 정문, 서쪽의 영빈문, 동쪽 춘추문을 통해 세 곳에서 입장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청와대 관람은 춘추관에서 시작해, 여민관, 녹지원, 상춘재, 구 본관 터에 이어 가장 핵심적인 본관에 다다르고, 이어 영빈관과 사랑채로 마무리되는 코스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먼 곳에서 중앙으로, 가장 개방된 곳에서 가장 보안이 중요한 곳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간다. 역사적인 순간, 정면으로 밀고 들어간 인파는 순식간에 고지를 점령하듯 청와대 곳곳으로 퍼졌다. 나무 위에 앉고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았다.

 

경내 곳곳에 붐비는 사람들은 다양했고 “기운이 음침하네”라는 말부터 “여기 살면 아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까지 반응도 다채로웠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김밥이나 도시락을 먹었고 춘추관 옆 헬기장은 수도권 강변에 즐비한 대규모 야외 카페처럼 야외용 빈백이 놓였다.

북악산 등산로도 이날 54년 만에 완전히 개방됐다. 오전 6시30분 시작된 개방 구간은 △백악정∼북악산 △춘추관 뒷길인 삼청동 금융연수원∼백악정 △칠궁 뒷길인 경복고∼백악정 구간이다. “쿵, 쿵, 쿵∼” 타고(打鼓) 소리와 함께 청와대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40대 김모씨는 “출근하기 전에 부모님과 함께 새로 열린 북악산을 등산하기 위해 나왔다”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봐서 너무 기분이 좋고 새벽 공기를 마셔 상쾌하다. 기뻐하는 부모님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삼청동 주민 윤모(64)씨는 “30년 가까이 근처에 살면서 한 번도 이쪽 길을 오가지 못했다”며 “다른 등산로를 다니면서 이쪽을 쳐다보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실제 오니까 체감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우리 동네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4월에는 벚꽃을 포함해 봄꽃이 정말 화려하다. 지금 녹음이 우거진 모습도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청와대를 포함해 북악산도 완전히 개방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이고 있다. 백경순 삼청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 상권이 많이 침체됐었다”며 “대통령이 우리 주변에서 더는 살지 않아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많은 관광객이 청와대와 북악산을 찾아올 것으로 보여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일인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문에서 열린 등산로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문을 지나 등산로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전체, 경내 각 건물 등이 어떤 문화재로 등록되고 관리될지, 어떤 용처로 쓰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등록문화재 중 근대역사문화공간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한 청와대 관람을 위해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 임시파출소를 이달 21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김예진·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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