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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석열정부, 힘·의지만으로는 국정 운영 못해… 고도의 지혜 필요"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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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1 06:00:00 수정 : 2022-05-11 07: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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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前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여소야대 현실 직시하고 협치 모색해야
내각 인선, 국민통합 해법 등 반영 안돼
인수위 정책과제 발표도 큰 감흥 못 줘

민주주의는 의회 기능 존중 가장 중요
취임 후 100일간 국민 신뢰 구축 필요
새 정부 지지율 높여야 정책 수행 가능

노동·교육·재정개혁 尹정부 당면 과제
모두 제도와 관련… 국회 통과 필수적
巨野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고민해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정부의 당면 과제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힘과 의지만으로는 나라를 운영할 수 없고, 고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각 인선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책과제 발표도 국민에게 큰 감흥을 못 줬다”며 윤 정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윤석열정부가 10일 출범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윤 정부 출범에 즈음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82)을 만나 새 정부의 당면과제, 성공 조건 등을 물어봤다. 그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넘나들며 여러 차례 총선,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 자타 공히 ‘킹메이커’ ‘경세가’로 불린다. 윤 대통령과 대선 레이스 초반을 함께 하다 갈라선 바 있는 그는 새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 냈다. 그는 “힘과 의지만으로는 나라를 운영할 수 없고, 고도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여소야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적 당면과제인 갈등 구조 해소를 위해서는 통합과 협치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내각 인선에 대해 “국정 운영의 기본인 국민통합이 반영이 안 됐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퇴임 직전 새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납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종로구 내수동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사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선 이후 두 달간 윤 당선인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를 처음 하는 사람이기에 여러 가지 미숙한 게 보이지만, 대통령에 취임하면 정신 바짝 차리지 않겠나. 정치라는 게, 나라를 운영하는 게 힘과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고도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게 결여돼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평가하면.

“110개 국정과제를 보면 과연 우리나라의 당면과제를 충분히 인식했는지 회의적이다. 인수위 정책발표도, 내각 인선도 국민에게 큰 감흥을 못 주고 있어 안타깝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2.5.6 남제현 선임기자

―1기 내각 인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내각은 차기 정부 얼굴을 과시하는 건데 지금 윤 당선인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대선 득표율 격차가 0.73%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내각은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갈등 구조가 굉장히 심각하다. 갈등이 많은 나라이면 내각이 그런 것을 다 포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1기 내각은 그런 게 전혀 반영이 안 돼 있다. 능력 위주로 인선한다고 했는데, 인선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말인가. 내각 구성을 하는 데 연세대 출신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다양성이 부족하지 않나.

“내각을 구성하는 데 국정 운영의 기본인 국민통합이 반영이 안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으로 황폐해져 사회적 긴장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현재 내각 구성원으로 볼 때 그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양성은 찾아볼 수도 없고, 신선한 맛을 보이는 사람도 없다.”

―검증도 부실해 여러 후보자의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

“장관으로서 문제가 되는 사람을 법률적 잣대로 평가하면 정치가 안 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국민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만약 청문 보고서 채택 안 된 사람을 그냥 임명해 버리면 문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2.5.6 남제현 선임기자

―일부 인사는 자진 사퇴해야 하지 않나.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일반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국민 판단에 따라야 한다.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정 후보자 본인이 단안을 내리는 것이 좋다. 민주당도 일단 윤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 주는 게 야당의 도리다. ”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낙마를 연계하고 있는데.

“그건 민주당이 치사한 것이다. 유치한 사고를 하고 있다. 개별적인 사안을 연계하고 있다. 한동훈을 그렇게 두려워할 게 뭐 있나. 한덕수는 한덕수고, 한동훈은 한동훈이다. 민주당이 악수를 두는 것이다.”

―집무실·관저 이동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많은데.

“청와대에 들어가면 제왕적 대통령이 되고 소통이 안 된다고 것은 설득력이 없다. 용산에 간다고 해서 소통이 잘 되나. 국민과의 소통은 국민이 바라는 바를 대통령이 제대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게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2.5.6 남제현 선임기자

―윤 당선인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여소야대 국회 현실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무시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의회 기능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운영될 수가 없다. 윤 당선인이 적극 노력해 새 정부에 대한 지지를 높여야 정책 수행이 가능해진다. 취임 후 100일 동안 국민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 기간에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 당선인은 구름 위로 올라가게 돼 있다. 구름 위에는 항상 해가 떠 있으니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거기에 오래 머물면 큰 오류를 범하고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당면과제를 꼽는다면.

“저출산, 빈부 격차 문제를 해결하고 4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경제 구조조정을 하려면 대대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노동, 교육, 재정 개혁을 해야 하는데, 이게 모두 제도와 관련이 돼 있어서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대 의석의 민주당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대통령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여소야대인데, 정부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2024년 총선에서도 과반 확보가 어렵게 되고 그러면 5년 내내 어렵게 된다. 대통령 권한 갖고 다 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회를 무시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소야대 현실을 인식하고, 조각도 협치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하는 게 현명했다."

―민주당이 밀어 불인 ‘검수완박’을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당이 대선에서 지고 나니 촉박함을 느끼고 너무 무리하게 처리했다. 그 과정도 납득되지 않는다. 국민의힘도 거부하려면 철저히 거부해야지, 쓸데없이 중간에 합의를 해주고 뒤집어서 명분을 상실했다. 법률안 공포까지 했으니 이대로 지나가고 헌법재판소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방법이지, 그것을 갖고 정쟁을 계속하는 것은 좋지 않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2.5.6 남제현 선임기자

―문 대통령이 퇴임 직전 새 정부를 비판했는데.

“납득이 안 간다. 문 대통령이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인데, 손석희씨와 대담하는 것 보니 아주 술술 말을 잘하더라.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 처음 있는 일이다. 본인이 무슨 자신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신·구 권력이 이렇게 충돌한 적이 없지 않나.

“윤 당선인이 많은 표 차로 당선됐으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태도가 달랐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기 지지도가 대선 당시 득표율보다 높으니 쓸데없는 자신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문 대통령이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잊힐 수 있겠는가. 정치인은 선거를 치렀으면 선거 결과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갖고, 이런 인식 하에서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선거에서는 한 표 차로 졌어도 진 것은 진 거다. 민주당이 0.73%포인트로 졌다고 오만방자하게 하면 야당은 앞으로 희망이 안 보인다. 야당은 여당의 잘못을 먹고 사는 것이다. 여당이 잘하면 야당은 영원히 기회가 없다. 어느 정도 순리에 맞게 하면서 여당이 어떻게 하느냐를 봐야 하는데, 초장부터 야당이 야당이 아닌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2.5.6 남제현 선임기자

―6·1 지방선거 승패를 어떻게 예상하나.

“예전에는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곧이어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싹쓸이했다.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국민의힘이 완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윤 당선인 지지도가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 사람을 평가하면.

“큰 차이가 없다. 자기 말을 지키지 않는 게 비슷하다.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 되기 전 얘기와 후보가 된 후 얘기에 일관성이 없다. 둘 다 대통령 하기에는 준비가 철저히 돼 있지 않다. 대통령이 어느 날 갑자기 돼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해 끌려가게 된다.”

―윤 당선인과 새 정부에 조언한다면.

“대한민국의 당면과제를 철저히 인식하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에 대해 노심초사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아진다. 지금 여건이 굉장히 어렵다. 우리나라는 이젠 선진국이라는 장미를 하나 피웠다. 과연 이 장미가 계속 피어 있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걸 책임져야 할 사람이 윤 당선인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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