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비공식 일정만 소화하며 잠행을 이어왔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 공식 취임을 기점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쏠렸으나 당분간은 '조용한 내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 본행사에 대통령 배우자 자격으로 윤 대통령과 함께 입장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국회 정문에서 내려 연단까지 도보로 180m 가량을 이동하며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날 첫 공식 행보에 나선 김 여사에 많은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나 김 여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적극적인 행보는 지금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취임식과 같이 대통령 배우자로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행사나 일정들은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여사가 운영하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는 휴·폐업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여사 측은 "김 여사가 직접 운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달 22일 공개 활동 여부를 묻는 뉴시스 질문에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 왜곡이 되는 점 또한 우려된다"며 "만에 하나 저로 인해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들이 자칫 가려질까 걱정되는 마음"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 여사가 청와대 소장 미술품 전시회를 기획하는 안이 주변에서 거론되기도 했지만 김 여사 측은 "전혀 검토 단계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여사의 전문성을 살리며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국민에 돌려주겠다는 취지와 맞물릴 수 있는 행보였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쳤다는 설명이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마크 로스코 등 여러 전시회를 기획해왔다.
지난해 허위 이력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공식 행보를 자제해온 김 여사는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비공개 외부 활동을 늘려왔다.
김 여사는 지난달 4일 자신의 SNS 계정을 공개로 전환한 이후 환경·동물보호 관련 메시지를 연달아 올리고 30일엔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소규모 유기견 후원행사에 등장했다.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자택 앞에서 편안한 옷차림을 한 근황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엔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비공개로 찾고 지난 3일엔 대한불교 천태종 본산인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하는 등 조용한 종교 행보를 보였다.
김 여사가 잠행 기간 비공개로 이어왔던 환경·동물 보호, 종교 관련 행보로 공식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요구하는 여론도 김 여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3~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김 여사의 향후 행보'를 물은 결과 66.4%가 '조용히 내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내조에 집중하기 바란단 뜻이다. '기존 영부인처럼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24.2%, '잘 모르겠다'는 9.4%로 나타났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조용한 내조를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도 그런 말씀을 늘 하셨다”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대선 직후인 지난달 10일 '당선 후 대통령 배우자의 모습'을 묻는 뉴시스 질문에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여건이 허락한다면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소외계층이나 성장의 그늘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용한 내조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와 여론이 맞물리면서 김 여사는 당분간 유기견 봉사활동 등 기존에 하던 비공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용된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뉴시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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