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왜곡·과격한 행동 등 우려 커져

일본의 50대 주부 A씨에게 이해하기 힘든 변화가 시작된 건 지난해 9월쯤이었다. 가족들의 것까지 살뜰하게 챙기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가 하면 “코로나19 백신에는 식염수가 들어 있다”는 말을 했다. 그즈음 A씨는 반(反)백신 단체인 ‘야마토Q회’(神眞都會) 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딥스테이트(Deep-State: 숨은 권력 집단)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떨어진 선거는 다시 해야 한다’ 등 음모론을 주장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큐어논(QAnon)의 일본 지부를 자칭하는 곳이다.
이 단체가 덩치를 키우고 조직화하고 있어 경찰이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신으로부터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자’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전국 각지에서 벌인 백신 접종 반대시위에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6000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SNS에 ‘푸틴은 구세주’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게재했다.
경찰은 이 단체가 회원 수를 늘리며 조직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확한 수를 알 수는 없으나 단체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록자수는 1만명을 넘었다. 도쿄 미나토(港)구에 사무실을 차렸고 운영방침을 결정하는 집행관리부, 시위를 계획하는 얼라이언스(alliance)부, 전단지를 배포하는 포스팅(posting)부를 두며 조직을 정비했다. 또 각 지역에 지부를 만들어 리더를 임명하고 있다.
경찰은 음모론 확산이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이 단체 소속 남성 5명이 지난 3∼4월 도쿄도 내 복수의 백신접종센터에서 ‘접종은 범죄’라고 주장하며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병원에 침입해 체포됐다.
하다라 다카유키(原田隆之) 쓰쿠바(筑波)대 교수는 음모론자들에 대해 “자신들이야말로 진실을 알고 있다는 왜곡된 정의감에 사로잡혀 수단을 가리지 않고 폭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