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이 13일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게 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대통령기록관 이관 및 보호기간 지정의 근거가 된 이들 조항의 효력 정지 등을 위한 가처분 신청 2건도 동시에 냈다.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57)씨와 유족의 법률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퇴임과 동시에 대통령기록물 지정으로 (죽음의) 진실을 숨기려는 반인권적이며 헌법에 위반된 행위를 막고자 한다”며 헌법소원 청구 취지를 밝혔다. 이어 “정부는 2020년 9월21일 실종부터 NLL 북한 해상에서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될 때까지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 동안 국민을 구조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지 않고, 짜맞추기 수사로 (희생자에게) 월북이라 조작하고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공무원 이모(당시 47세)씨는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됐다. 국방부는 이씨가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며, 그의 실종이 단순 사고가 아닌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외교·통일 기록물 등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정해 최장 15년(사생활 관련 기록물은 30년) 동안 비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유족은 대통령기록물법 제11조 제1항, 제16조 제2항, 제17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관련 가처분 신청 2건을 냈다. 헌법소원 청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개’가 결정된 정보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거나 비공개 분류·보호기간을 설정해선 안 된다는 점, 헌법소원 청구 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게 가처분 신청의 취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유족 측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청구한 정보공개청구소송 1심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을 열람 방법에 의해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청와대가 정보공개를 거부한 ‘북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와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연평도)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관련 정보를 열람하도록 했다. 다만, 유족 측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을 공개하라며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의 분석을 목적으로 수집·작성된 정보’라는 이유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이러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씨는 “정부가 골든타임 동안 구조했는지 여부와 월북 증거 존재 여부 등을 파악하려는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유족이 청와대를 상대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항소까지 하면서 정보공개에 불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송 중에 청와대는 동생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덮고자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거라고 발표했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께서 현 정부의 반인권적이며 헌법에 위반된 행위를 잡아주시고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는 것을 모든 국민에게 보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모든 정보를 유족에게 공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소원 청구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정확한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어서 유족 측은 두 가지 가처분 신청 중 하나라도 우선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헌법소원 청구는 지금의 시점에서 유족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다.
김 변호사는 “법원에서 공개하라고 한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해당 법 취지를 위반해 악용하고, 유족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청구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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