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빗장이 걸렸던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방송가도 ‘랜선 여행’을 시작으로 해외여행 프로그램 제작에 시동을 걸고 있다.
채널S ‘다시 갈 지도’(포스터)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행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KBS ‘배틀트립’ 제작진의 신작이다. 연출을 맡은 김수현 PD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누워서 세계 일주를 한다는 콘셉트로 방구석에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코로나 시대 맞춤형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국가 하나당 세 팀의 ‘대리여행자’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연예인들이 미리 짜여진 여행 상품을 체험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유명 여행 크리에이터들과 이민·유학·사업으로 외국 거주 중인 일반인들이 대리 여행을 이끈다. 전문 촬영장비 없이 만들어 낸 날것의 영상이 생동감을 더한다. 패널들은 관광 명소뿐 아니라 여행지의 역사와 인문학적 지식을 함께 전달한다.
팬데믹 이후 바뀐 여행지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7일 태국 방콕 편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곽정은이 카오산로드에 있던 맛집이 문을 닫은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2화에서는 관광객들 없이 한산한 일본 오사카 전경이 전파를 탔다.
비슷한 포맷인 JTBC ‘톡파원 25시’는 설 파일럿으로 시작해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 유학생들로 구성된 ‘톡(TALK)파원’들이 직접 찍어 보내온 영상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톡파원은 각국의 문화를 설명하는 것은 물론 팬데믹 이후에 생겨난 맛집·명소, 한류 실태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여행 정보 외에도 교양 등 다양한 화젯거리를 아우른다. 홍상훈 PD는 “코로나 시대에 직접 갈 수 없게 된 해외의 모습을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을 통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던 해외여행 예능이 모두 사라진 지금, 해외의 모습을 안방에서 가장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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