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만취한 현직 경찰관이 길 가던 여성을 성추행하다 현행범으로 붙잡혀 직위 해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부산경찰청 소속 A경위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경위는 지난 8일 밤 늦게 만취 상태로 부산 연제구의 한 거리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경위의 강제추행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저지하려던 남성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도 받는다.
A경위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부산경찰청은 A경위의 직위를 해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A경위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알려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시각은 20대 대선을 하루 앞두고 모든 경찰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갑호비상’ 발령(지난 9일 오전 6시∼대선 개표 종료)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 ‘기강 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 경찰의 일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경찰관의 음주운전과 도박, 성범죄 등 비위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간부급 경찰관 B씨는 집합금지명령을 어기고 지인 4명과 함께 카드 도박을 하다 적발됐고, 같은 달 ‘시보’ 신분의 C순경은 음주 상태에서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남의 차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산경찰청 소속 한 경위는 지난해 2월 술을 마신 뒤 경찰청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몰고 나오다 행인을 들이받았고, 몇달 뒤 다른 부산경찰청 소속 간부가 경남 창원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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