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차기 정부에서는 수뇌부 구성을 포함한 군 인사도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김태성 해병대사령관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모두 교체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임명 및 취임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인사검증과 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오는 7~9월 수뇌부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원인철 합참의장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임기를 상당 부분 소화했다는 점에서 예전부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김정수 해군참모총장과 같은해 6월 임명된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은 새 정부가 꾸릴 군 수뇌부와의 ‘교감’ 문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육해공군 참모총장은 계룡대에 들어온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떠날 시점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차기 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는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육사 38기)이 거론된다.
윤 당선인과는 충암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현역 시절 합참 작전부장, 작전본부장, 수도방위사령관을 비롯한 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탄탄한 군 내 인맥을 바탕으로 대선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윤 당선인이 자신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을 정권 초기부터 중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해사 40기)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장관 재임 기간 ‘원점 타격’ 등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김관진 전 장관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다.
이 전 사령관은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장으로 K-9 자주포 대응사격 등을 지휘했다.
2019년 10월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적은 북한”이라고 했다. 또 “2017년 북한 선박이 서해 북방한계선 근처인 함박도에 접안 당시 유사시를 대비해 초토화 계획을 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사업과 관련, “기동헬기에 무장만 새로 탑재하는 개량형이 아닌, 기동성과 생존성이 검증된 현용 공격헬기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북한 위협 등 국가안보 문제에 원칙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리틀 김관진’ 스타일에 부합하고, 정치적 활동도 눈에 띄지 않아 인사에 부담이 적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진구 전 해병대사령관(해사 39기)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2014~2016년 해병 제2사단장을 역임하면서 한강하구 불법조업 차단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해병대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지만, 편제나 작전 개념은 지상군과 유사하다. 그만큼 육군과 해군 특성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1963년 김성은 장관 취임 이후 약 60년만에 해병대 출신 장관을 지명함으로서 얻게 되는 정치적 효과도 있다.
이외에도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 최병혁 전 한미 연합사부사령관도 거론된다.
군 인사에서 현 정부의 ‘비육사, 비육군’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 정부는 군 내 주류 교체 차원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에 비육군, 비육사 출신을 다수 임명했다. 육군 장군 인사에서 비육사 출신의 진급 및 보직 비율을 과거 정부보다 높여왔다. 이를 통해 군단장급 이상 수뇌부 인사에 포함될 수 있는 비육사 출신의 풀(Pool)을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공군 출신들이 요직에 대거 진출하는 ‘공사다망’ 현상도 차기 정부에선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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