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이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 발언을 안 했다고 주장하자 “거짓말”이라고 했다. 또 윤 후보 측 인터뷰 답변 일부에 대해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도둑질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백혜련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 측과 WP 간 입장 차와 관련, “WP 기자는 인터뷰 원문을 공개했다”며 “진실 공방이 돼 버린 셈인데 결국 윤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했다.
백 수석은 “더 놀라운 사실은 윤 후보가 (WP에) 제출한 답변의 내용”이라며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라던 윤 후보가 갑자기 발언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한 말”이라고 했다.
백 수석은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생각까지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도용한 셈”이라며 “윤석열 후보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여성 앞에서 거짓과 무책임, 뻔뻔함을 그대로 펼쳐 보인 셈”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도 도마에 올렸다. 백 수석은 “온 세계 여성들에게 특별한 하루,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필두로 그간의 한 줄 공약을 재활용했다”며 “앞뒤 없이 다시 쭉 늘어놓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이라고 했다.
WP는 윤 후보가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종이다.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선대본부가 서면 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기사가) 작성됐다”고 했다. 또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답한 부분이 원문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를 인터뷰한 미셸 리 WP 기자는 윤 후보 측 서면 답변 원문을 트위터에 올려 반박했다. 한글로 작성된 해당 답변서에 따르면 윤 후보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한다”며 WP가 기존 보도한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답변했다.
미셸 리 기자는 “우리는 (윤 후보의) 전체 답변을 기사에 담았다”며 자신이 작성한 기사에 틀림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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