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받다 최근 악화”
1996년 ‘바람의 나라’ 등 개발

국내 게임산업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했다. 향년 54세.
넥슨 지주사 NXC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NXC는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인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를 거쳐 KAIST 대학원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조차 없던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같은 해 개발에 착수한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크게 성공시키며 ‘벤처 신화’를 일궜다. 인수합병(M&A)에도 능력을 발휘해 넥슨을 국내 3대 게임사인 ‘3N’ 중 하나로 키웠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 어택’ 등 세계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유수의 게임을 잇달아 내놓았다.
2005년 지주사 NXC 설립 이후 지난해 7월까지 대표직을 맡아 연결 기준 매출 3조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2016년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무상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8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8년 1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출연해 넥슨재단을 설립한 뒤 국내 최초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첫 독립형 어린이 완화 의료센터, 경남권 어린이재활병원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섰다.
그는 국내에서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아 ‘은둔형 CEO’로 불렸다. 대표직을 물러난 뒤에는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직만 맡고 직접적인 경영과를 거리를 둬왔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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