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군사력 2위와 22위가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
세계 군사력 순위를 매년 평가하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지난달 발표한 국가 순위에서 러시아는 2위, 우크라이나는 22위였다. 규모만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특히 이번 분쟁의 핵심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는 최신 무기와 함께 러시아 정규군 90만명 가운데 20만명을 배치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이미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에서는 옛 소련 시대 장비로 T-72 탱크 차대를 이용해 제작된 IMR-2공병차량과 최대 사거리 15.4㎞에 분당 7∼8발을 쏠 수 있는 D-30 120㎜ 곡사포, 병력 수송차량으로 쓰이는 카마즈 4310 전천후 트럭 등이 목격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SS-26 스톤’으로 부르는 러시아의 이동식 탄도미사일 시스템 ‘9K720 이스칸데르’도 목격됐다. 이 시스템은 사거리 480㎞, 무게 4t의 미사일 2발을 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공격 감행 시 지상군 투입에 앞서 적군 지역을 미사일과 포격으로 먼저 제압하는 작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아조프와 흑해 연안에서 해군훈련을 하고 있으며, 최근 대형 상륙함들을 지중해에서 흑해로 이동시켜 해군력도 증강했다.
우크라이나 군사력은 정규군 규모와 무기 등 여러 면에서 러시아에 크게 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2014년 크림반도 전쟁에서 완패한 뒤 더 강하고 탄력적인 군대로 변모했으며, 동부 돈바스의 친러시아 반군과 8년간 싸우며 쌓은 실전경험이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또 최근 군인 임금 인상과 함께 병력을 10만명 증원해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중화기는 기본적으로 러시아와 비슷한 기종이다. 하지만 양과 사거리 면에서 모두 러시아에 크게 뒤진 상황이다. 가장 격차가 큰 부분은 공군력이다. 따라서 실제 전면전이 벌어지면 관건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어느 선까지 지원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보호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번 분쟁이 사실상 ‘러시아 vs. 서방’의 구도를 그리고 있어 두 나라의 군사력만으로 전세는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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