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 기능 저하, 조현병 유발…맞춤형 치료 가능성 제시한 것”

망상, 환청, 비조직적 언어․행동,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인 ‘조현병’. 이 병은 전 세계 인구의 1%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현병 환자의 새로운 유전적 원인과 기작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는 조현병의 새로운 치료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의대 안지인 교수 연구팀이 조현병 환자의 소뇌가 작아지는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제시하고, 그 기본 원리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조현병은 대뇌 부분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조현병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결과 소뇌가 유독 작아졌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후 소뇌 기능 이상과 발달성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에게서 Ebp1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것에 착안해 쥐의 신경세포에서 Ebp1을 제거했다.
이후 관찰해보니 소뇌 크기가 20% 정도 작아지는 등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했다.
소뇌의 중요 신경세포인 퍼킨지 세포는 50% 감소했다.
신경세포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냅스 붕괴와 운동성 저하뿐만 아니라 조현병 증상이 나타내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어 소뇌 발달 시기에 맞춰 Ebp1 결핍 쥐의 자궁 내 배아 소뇌에 Ebp1 야생형과 조현병 환자 유래 돌연변이형을 주입했다.
이후 태어난 쥐의 조현병 증상과 운동성을 관찰한 결과 Ebp1 야생형은 병적 증상과 운동성이 개선됐지만, 돌연변이형을 주입한 쥐는 여전히 조현병 증상을 보였다.
안 교수는 “Ebp1의 돌연변이가 조현병의 새로운 유전적 요인이라는 사실과 소뇌 기능 저하가 조현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소뇌 크기가 감소하고 운동성 저하를 동반하는 조현병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인 ‘분자정신의학’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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