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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친왕·이방자 여사 결혼 100주년… “한·일 우호 유지 전승해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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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03 07:00:00 수정 : 2022-02-03 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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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日 도쿄서 결혼 100주년 기념식 열려
이방자 여사 일가 옛 왕족 등 100명 참석
“세기 정략결혼에도 여러 역경 뛰어넘어…
세계평화·한일 우호, 미래 세대에 발신해야”
영친왕·이방자 여사 성혼 100주년 기념식 행사 안내장.

“영친왕(이은)과 이방자 여사가 보여준 한·일 화해·우호의 마음을 미래에 전달해야 합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과 일본인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의 성혼(成婚) 100주년 기념식이 1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赤坂) 프린스클래식하우스에서 열렸다. 지난해가 결혼 100주년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올해에야 영친왕이 도쿄에 머물던 장소에서 기념식이 이뤄졌다. 

 

행사실행위원장인  이케가미 히로시(池上博) 일본르네상스창생재단 이사장은 “일본에 의한 식민통치기에 있었던 두 전하의 결혼식은 세기의 정략결혼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시대와 정치에 농락당한 두 분이었지만 여러 역경을 넘어 양국 우호의 본보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 개최에는 양 전하를 마음으로부터 흠모해 일본과 한반도의 화해와 우호를 위해 매일 전력을 다하는 많은 분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다”며 “성혼 100주년을 기해 양 전하의 세계평화 생각을 계승한 우리가 이를 미래에 발신하는 결의의 장으로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방자 여사 집안인 옛 일본 왕족 나시모토(梨本)가의 당주(가장) 나시모토 다카오(梨本隆夫)  나시모토미야(梨本宮)기념재단 대표이사,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안지영 한반도평화통일평의회장, 이다 고치(飯田幸司) 우리하나·한반도와 일본의 다리들 이사장, 가무라 다카시(嘉村孝) 도쿄사가(佐賀)현인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나시모토미야는 태평양전쟁 후 황적(皇籍)에서 이탈된 11개 가문 중 하나다. 

이케가미 히로시 실행위원장이 지난 1일 영친왕·이방자 여사 성혼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일본의 전문가 회의는 지난해 12월 안정적 왕위 계승 문제와 관련해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족으로 남는 안과 △옛 왕족 일가의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이는 안, 두 가지 안을 왕족 확보방안을 정리한 바 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삶에는 굴곡진 한·일 관계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고종의 일곱째 아들 영친왕은 1907년 황태자에 책봉된 뒤 통감(統監)으로 부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후견인으로 삼아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했다. 1917년 일본육사를 졸업한 뒤 1920년 왕족인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梨本宮方子)와 혼인했다.  

 

태평양전쟁 후 1947년 일본에서 신헌법이 시행되면서 평민이 된 영친왕 부부는 1962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5·16 군사정변 후 1963년 11월 귀국했다. 환국 전부터 뇌경색으로 병상에 누워있던 영친왕은 1970년 서거했다. 이방자 여사는 신체장애자재활협회 부회장, 사회복지시설 명휘원 이사장·총재,  특수학교 명혜학교 이사장 등 사회봉사활동을 계속하다가 1989년 창덕궁 낙선재에서 생을 마감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위키피디아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이원 총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두 분이 역사의 격동기에 한·일을 이어주는 결혼을 했다는 희생과 사랑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유지를 받들어 양국의 평화 교류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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