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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피해자 94%,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 강간범죄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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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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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사례 180건 분석

”가해자가 ‘지인’인 경우 더 심각한 피해
불법촬영물 유포 두려움에 사회적 관계 회피”

‘불법촬영 범죄’가 ‘강간 범죄’와 비슷한 수준의 정신적 피해를 입힌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다만 불법촬영의 경우 강간과 달리 가해자가 ‘지인’인 경우 피해가 더 심각한 특징을 보였다.

 

31일 한국상담심리교육복지학회의 ‘한국상담심리교육복지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카메라 등 이용촬영범죄와 접촉성 성폭력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 비교’(저자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조교수)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사례 180건을 분석한 결과 강간 피해자 집단과 불법촬영 피해자 집단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비율이 93.9%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제추행 피해 집단의 경우 87.7%였다.

 

이 연구는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의 범죄피해자통합지원기관에 등록한 뒤 트라우마 후 스트레스 증상에 대한 선별 평가를 받은 만 16세 이상 성폭력 피해자 중 연구 목적 자료 이용에 동의한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삼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평가에는 ‘한국판 사건충격척도-개정판(IES-R-K)’이 활용됐다. 

 

◆‘아는 사람’의 불법촬영, 정신적 피해 더 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의 심각도를 구분해보면 강간은 ‘최중증’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불법촬영은 ‘중증’과 ‘최중증’이 고르게 나타났다. 강간의 경우 총점 범위 0∼80점 기준으로 최중증(60점 이상) 46.3%, 중증(40∼59점) 29.3%, 경도-중등도(25∼39점) 18.3%, 무증상(0∼24점) 6.1%의 분포를 보였다. 불법촬영은 최중증과 중증이 각각 36.4%씩이었고 경도-중등도가 21.2%, 무증상 6.1%였다. 강제추행의 경우 최중증이 24.6%, 중증 43.1%, 경도-중등도 20.0%, 무증상 12.3%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평가 점수 평균은 불법촬영의 경우 가해자가 ‘지인’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피해자 관계별 평균 점수를 보면 가해자가 ‘지인’일 때 58.1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낯선 사람’ 44.9점, ‘전·현애인’ 39.1점순이었다. 이는 ‘전·현애인’과 ‘낯선 사람’이 ‘지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한 강간과 다른 경향성을 보이는 것이다. 강간의 경우 ‘낯선 사람’ 61.3점, ‘전·현애인’ 58.5점, ‘지인’ 49.4점 순이었다. 

 

특히 지인으로부터 불법촬영 피해를 입은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의 하위 영역 중 하나인 ‘회피’ 증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이었다. 불법촬영 집단 중 가해자가 ‘지인’인 경우 회피 증상 점수 평균이 총점 범위 0∼24점 기준으로 17.4점이었고, ‘낯선 사람’은 13.6점, ‘전·현애인’ 10.4점순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볼지도 모른다는 공포

 

논문 저자는 이와 관련해 “사건에 대한 인식과 사건 후 경험이라는 맥락에서 카메라 등 이용촬영범죄 피해자와 강간 피해자 간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카메라 등을 이용해 신체의 사적 부위를 촬영하거나 유포하는 것이 주는 성적 수치감 및 굴욕감의 정도가 가해자가 낭만적 관계에 있었던 전·현애인이거나 완전히 모르는 타인일 때보다 지인일 때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카메라 등 이용촬영범죄는 자신의 주변인이자 가해자의 주변인이기도 한 사람들이 해당 불법촬영물을 봤거나 앞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피해자가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관계에서 철수하거나 회피하는 증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런 만큼 불법촬영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완화를 위해서는 심리치료 지원뿐 아니라 불법촬영물 확산 차단 조치 또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저자는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피해자의 보호와 회복을 위해 트라우마 후유증 회복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2차 가해방지 전략 모색이 매우 중요함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여성 피해자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저자는 “자료분석 결과 가해자와 피해자 간 관계에 따라 사건에 의한 심리적 충격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 만큼 성별에 따른 후유증 양상에 차이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2019년 경찰청 범죄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접촉성 성폭력 피해자 중 남성은 9.7%인데 반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범죄 피해자 중 남성은 18.7%로 나타난 걸 고려할 때 남성 피해자 대상 후속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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