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에 개선됐다 다시 악화
30대 여성은 3명 중 1명 ‘적신호’
정부, 설연휴 방역완화 14일 발표
12일 ‘먹는 치료제’ 도입 일정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 5명 중 1명꼴로 심각한 우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유행이 악화하면서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규제 완화를 고려하지만,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의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2월)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 비율은 18.9%로 조사됐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분기 22.8%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3분기(18.5%)보다는 0.4%포인트 상승했다. 우울 점수는 5.0점이다. 지난해 2분기 5.0점, 3분기 5.1점 등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울감은 30대 연령대가 가장 높았다.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60대 이상(4.2점)의 1.5배를 보였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7.8%로, 60대(13.8%)의 2배 수준이다. 20대는 지난해 3월 6.7점 등 다른 연령대보다 우울 점수가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점수인 5.0점으로 내려왔다.
성별로는 여성 우울 점수(5.7점)와 우울 위험군 비율(23.1%)이 남성(4.4점, 14.9%)을 웃돌았다. 특히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7.0점)와 우울 위험군 비율(33.0%)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자살 생각 비율은 지난해 3월 16.3%까지 높아졌지만, 점차 감소해 지난해 12월에는 13.6%로 내려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의 9.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살 생각 비율도 30대에서 18.3%로 가장 높았다. 20대가 17.3%로 뒤를 이었다. 자살 생각 비율은 남성(13.8%)이 여성(13.4%)보다 소폭 높았다.

국민 정신건강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확진자·위중증·사망자 급증으로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이번 설문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불안 점수는 지난해 내내 1.6∼1.8점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방역지표가 긍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사적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설연휴 기간에 확산하면 이후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회의, 12일 일상회복위 전체 회의,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검토를 거쳐 거리두기 조정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도입 일정과 물량, 투약 대상 등에 대해서는 12일 발표한다. 정부는 화이자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머크앤컴퍼니(MSD)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총 100만4000명분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치료제 도입을 앞두고 정부는 최근 보건소와 관련 기관, 담당 약국 등에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4차 접종과 오미크론용 백신 활용에 대해서는 변수가 많아 지금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차 접종이 진행 중이고, 면역저하자도 접종 간격을 고려하면 일러야 3월이어서 4차 접종을 언급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홍정익 접종관리팀장은 “현재는 3차 접종이 델타와 오미크론 예방에 중요하며, 면역 지속 효과를 판단해야 한다”며 “오미크론용 백신이 나와도 접종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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