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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감사원이 간부 통신조회… 사찰 공화국 만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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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1 23:33:05 수정 : 2022-01-11 23: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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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야당에 정보를 제공한 내부 제보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사무총장 등 고위 간부 31명 전원의 6개월치 통화 내역을 제출받아 조사했다고 한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민간인 등에 대한 무차별적 ‘통신사찰’ 파문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사정기관인 감사원에서도 간부들을 상대로 무더기 통화 내역 조사를 벌인 것이다.

감사원 간부 전원의 통화 내역 제출은 지난해 10월 최재해 감사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직전 ‘청와대 비서관의 감사위원 내정설이 감사원 내부 제보로 이뤄졌다’는 야당 의원 주장에서 비롯됐다. 감사원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사무총장을 비롯한 1급 및 국장급 간부 전원의 6개월치 통화 내역을 내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간부 모두가 이에 응했다. 감찰관실은 이를 토대로 내부 제보자 색출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 31명의 휴대전화는 업무용이 아닌 개인 전화로, 사적 통화 내역까지 포함돼 있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통화 내역 조사가 최 원장 등 윗선 지시가 아니라 기강 확립 차원에서 사무총장 지시에 따라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 원장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합의로 경과보고서가 채택돼 ‘대통령의 임명’이란 요식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사무총장이 최 원장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혼자만의 판단으로 ‘전 간부 통화 내역 조회’란 이례적인 일을 지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진위가 어떻든 이번 일은 헌법상 독립성을 보장받는 최고 감사기관인 감사원의 위상이 어떤지를 드러낸 것이어서 씁쓸하다. 청와대 비서관의 감사위원 내정설이 야당에서 나왔다고 간부 전원의 통화 내역을 뒤질 정도로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땅에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재인정권은 출범 초부터 ‘보안 조사’란 명목으로 수시로 공직자들 휴대전화를 압수해 논란을 불렀다. 2017년 말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외교부 간부 10명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사생활까지 들여다봤다. 이듬해 보건복지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8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유전자(DNA)에는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권력기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청와대의 호언이 허언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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