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야권의 대선 필승 공식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로 굳어가고 있다.
속내가 복잡한 쪽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다시 단일화론를 마주한 안 후보 측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 바람을 탔지만 '개인기'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안 후보는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제 막 불기 시작한 '안풍'(安風)이 이번에는 '태풍'으로 발달할지, 아니면 또다시 '미풍'에 그칠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정치권은 '보수야권 단일화'에 대해 선거 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다자구도로 갈 경우 보수야권의 패배는 자명하기 때문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단일화 없이 다자구도로 대선을 치른다면 보수야권이 이길 가능성은 현저히 적어진다"며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설을 거치면서 형성되는 민심을 살피기 위해서는 그전에 단일화 여론을 띄워야 하는 게 이상적"이라며 "그러나 분명한 건 대선 전에는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단일화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윤 후보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현재의 여론조사 흐름상 안 후보가 우위에 있지만,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것 또한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대선보다 '비호감 선거'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는 안 후보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대선과 지자체장(서울시장) 선거 출마, 창당과 분당, 당대표와 국회의원 등 정치판에서의 산전수전은 노하우로 발현하면서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와 비교할 때 안정감도 주는 모습이다.
이에 안 후보의 지난 10년의 갈지(之)자 같은 행보도 재조명되고 있다. 험난한 정치판에서 살아남아 대권주자로서 위상이 여전하다는 점이 안 후보에게 비판적이던 유권자들의 생각마저 바꾸는 모습이다.
특히 단일화 대상인 윤 후보와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정치경력 7개월'인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5일 후보 선출 후 이어진 당 내홍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두 달이란 시간을 허비했고, 이는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그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풍'이 태풍으로 발달할지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럽다. 개인기를 뛰어넘는 확실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지만 아직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가 당 내홍을 일단 수습했기 때문에 향후 과거에 보였던 미숙한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면 조직력을 바탕으로 단일화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와 신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다.
안 후보가 이런 전망을 깨기 위해서는 전략과 동시에 윤 후보의 '실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단은 안 후보가 개인기로 지지율 20%를 달성하거나 15% 이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게 선행돼야 한다. 정치권은 설 전까지가 안 후보의 개인기를 진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 이 기간 윤 후보가 상승하고 안 후보가 하락한다면 안 후보의 단일화 승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안철수가 집권해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
안 후보의 최대 약점은 집권하더라도 3석인 국민의당으로는 국정운영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점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105석의 국민의힘의 힘을 담보할 수 있는 안을 끌어내야 하는 이유다. '공동정부론'이 대안으로 거론되나,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허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역효과는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윤 후보가 불안한 모습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안 후보에게는 '덧셈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문(反문재인)이면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인 중도층 인사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세 요소가 맞아 떨어진다고 봐도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며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정치에서 안 후보의 세 번째 대권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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